[르포] 하모니, 화웨이 제2의 전성기 이끌까…플래그십 스토어 가보니

화웨이, 중국 9개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 스마트홈 초점…하모니 OS 생태계 구축 중국 인구 10%만 잡아도 ‘한국+일본’ 육박

2023-05-21     윤상호 기자
화웨이 개인 대상 사업(B2C) 전성기는 2018년이다. 처음으로 연간 스마트폰 2억대 판매를 돌파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전자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스마트홈 사업은 궤도에 올랐다. PC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명예’와 ‘실리’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중저가 상품 중심 다른 중국 B2C 업계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중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화웨이’가 됐다. 2019년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하기 전까지. B2C의 성과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미국 시스템반도체 제조사와 대만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와 협력 제한은 모바일 기기용 칩셋 수급 차질을 불러왔다. 하드웨어(HW) 경쟁력이 떨어졌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OS를 쓰지 못하게 됐다. 소프트웨어(SW) 생태계가 무너졌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찾은 화웨이 선전 난산 플래그십 스토어는 재정비를 마친 화웨이 B2C 현주소를 보여준다. 맞은편 샤오미 플래그십 스토어에 대비 평일임에도 불구 방문객이 많았다. 화웨이는 다양성과 편의성으로 승부했다. ‘고객과 거리를 좁히자’가 스토어 콘셉트다. 화웨이 관계자는 “중국 국내 화웨이 직영점은 이곳을 포함 총 9곳”이라며 “난산 상권에서도 중심에 위치하고 있고 고객뿐 아니라 많은 인플루언서와 배낭여행객 등이 자유롭게 휴식하며 찾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토어는 3층 구조다. 1층과 2층은 ▲스마트폰 ▲스마트시계 ▲무선이어폰 ▲스마트TV ▲스마트홈 ▲전기차 등을 만날 수 있다. ICT 생태계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 또 더위를 피하며 사람을 기다리거나 무료로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화웨이는 전기차 부품 사업도 진출했다. 이곳에는 화웨이 부품이 들어간 전기차도 전시돼 있다. 3층은 테라스와 회의실이다. 차를 마시거나 전망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화웨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찍은 일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기 콘텐츠 중 하나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문화 강좌 등도 운영한다. 24시간 자판기를 비치한 것도 그래서다. 스마트 기기와 액세서리 등을 구입할 수 있다.
화웨이 관계자는 “플래그십 스토어 방문객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오늘은 화웨이 스마트폰으로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카메라 수업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화웨이 B2C 생태계 재건 핵심은 ‘하모니(Harmony, 훙멍)’ OS다. 스마트 기기 OS와 애플리케이션(앱)을 하모니 기반으로 교체했다. ▲MS 윈도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아이오에스(iOS) 이후 4번째 세계 시장에 안착하는 OS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내수 시장 규모가 화웨이가 도전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이다. OS는 규모의 경제를 만들 수 있을지가 승부처다. 중국에서 재기에 성공하면 세계 시장은 덤이다. 중국 인구의 10%만 잡아도 1억4000만명이다. 1억4000만명은 한국과 일본을 합친 인구에 육박한다. 세계 9위 러시아 인구와 비슷하다.
개인용 기기 고객은 사실 OS 탓에 제품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편하게 잘 쓸 수 있는 제품을 산다. 스마트폰을 제외한 다른 기기는 OS가 무엇인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같은 OS 기기를 많이 보유할 수록 그 OS 생태계 잠금(Lock-in, 락인) 효과가 커진다. 화웨이가 노리는 지점이 거기다. 안드로이드 OS인지 하모니 OS인지 알 필요가 없도록 하기 위해선 고객과 거리가 좁아야 한다. 화웨이 관계자는 “스마트홈 전시실을 구성하는 제품은 모두 화웨이 브랜드”라며 “2000여개 브랜드 1만3000여개 기기가 화웨이 생태계에 들어오기 위해 하모니OS 인증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선전(중국)=윤상호 기자 crow@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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