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주말에도 구슬땀…SK온 유럽 최대 배터리 공장은 시간과 전쟁 중
헝가리 이반차 SK온 배터리 공장 르포
연말께나 전력 공급, 완공 반년 늦어져
2023-06-12 헝가리=이수환 기자
지난 11일(현지시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남서쪽으로 약 50Km 떨어져 있는 이반차는 주말인데도 SK온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이 한창 진행중이었다. 현지 노동자들은 주말에 대부분 쉰다.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사람은 한국에서 건너온 인력들이다. 피엔티, 윤성에프앤씨, 에프에스에이 등 배터리 장비 협력사 조끼를 입고 있었다.
이반차 배터리 공장은 SK온의 유럽 최대 배터리 전진기지다. 앞서 헝가리 다른 지역에 가동완공한 코마롬 공장(프로젝트명 SKOH)의 생산 능력은 연산 17.5기가와트시(GWh)지만, 이반차는 현재 건설 중인 1공장(SKOH2)만 30GWh에 달한다. 2공장(SKOH3)이 완공되는 2027년에는 50GWh로 늘어나게 된다.
이반차 1공장은 연산 30기가와트시(GWh) 규모다. 고성능 전기차 43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핵심 고객사는 포드와 폭스바겐이다. 단폭 셀(300㎜), 장폭 셀(600㎜)을 모두 만들고 생산 라인은 각각 6개다. 총 12개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2공장의 경우 8개 라인으로 구성된다. 배터리 셀 규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가롭던 이반차에 공장 건설이 시작된 것은 2021년 4월부터다. 당초 완공 시점은 올해 6월이었다. 공사 안내 표지판에도 같은 내용이 적혀있다. 그러나 1년여 동안 여러 건의 인사 사고가 발생하면서 공사가 늦춰졌다. 올해만 2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제야 무사고 일수가 적힌 현수막이 내려갔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장 건설은 SK에코엔지니어링이 담당하고 있다.
전력 공급을 위한 변전소 건설은 시작한지 몇 개월 되지 않았다. 지금 공사가 끝나도 배터리를 만들 전력이 없다는 의미다. 빨라야 연말께 전기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배터리 시험 생산은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야적장에는 부피가 큰 믹싱공정, 전극공정, 후공정(충‧방전, 물류) 장비가 내부에 설치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후에 조립공정, 검사 관련 장비들이 설치된다.
이반차 1공장 뒤쪽으로 2공장 부지가 눈에 들어왔다. 현장에서는 프로젝트명인 SKOH3로 불리는 곳이다. 아직 기초 공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SK온은 2027년부터 이반차 2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간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장비 입찰도 내년 하반기, 설비 반입은 2025년에나 진행된다.
SK온이 이반차에 들어오면서 공장 인근은 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됐다. 2021년 1월 투자가 발표됐을 때 업계는 SK의 과감한 투자에 놀라움을 표했다. 2028년까지 22억9000만달러(약 2조9500억원)이 투입되고, 포드나 현대차그룹 등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사가 아닌 단독 공장으로 운용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SK온은 4억달러 규모의 추가 지분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등 1년 동안 10조7700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생산 능력을 500GWh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SK온 매출은 1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이반차 1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매출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누적 수주액이 300조원 수준에 달하면서 완성차와의 합작사 외 단독 공장 추가 증설의 필요성이 커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북미 공장을 추가로 확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shulee@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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