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티씨 "S 증권사 통해 주주명부 유출 정황 확인"
전 대표 김남헌씨 가담했나
2024-06-21 한주엽 기자
반도체 식각장비 전문업체 에이피티씨(APTC)는 21일 회사 주주명부가 유출된 정황이 확인됐다고 했다.
유출 내역은 2022년 3월 31일 기준 주주명, 주소, 소유주식수, 실질주주번호, 내외국인 구분 정보다. APTC는 "사법당국에 수사의뢰했고,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발표에 따르면, APTC 일반 주주 A는 지난해 회사를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해 7월 법원 인용 결정이 있었고, 이후 주주 A는 주주명부를 파일 형태로 받아갔다. 이 주주명부가 돌고 돌아 자사로 되돌아왔다는 것이 APTC 설명이다. 회사는 "몇 개월 전 외부에 있는 당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B 대주주가 주식을 S 증권사를 통해 시세보다 좋은 조건에 팔고자 했고, 그 주식을 매입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여러 투자자들 중 한 투자회사 임원이 당사에 접촉을 해왔다"면서 "그 투자회사 임원이 당사에 접촉하면서 제출한 서류에 S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받은 당사 2022년 3월 31일자 주주명부가 확인됐다"고 했다. 회사는 주주명부를 획득한 주주 A가 이를 B 대주주 측에 제공했고, B 대주주 측이 주식매각자문계약 관계에 있는 S 증권사 직원 P에게 명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S 증권사 직원 P가 대주주 B 주식 인수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 측에 주주명부를 제공한 사실(SNS 대화)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APTC는 확인된 사안 외 추가 불법 유출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B 대주주가 누구인가에 관심을 두고 있다. APTC 관계자는 "수사 진행 중인 상황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회사 표현대로 '외부에 있는', 그리고 공시 서류에 나타난 5% 이상 대주주는 전 대표 김남헌씨(지분율 11.89%, 특수관계인 포함 13.4%)가 있다. 김남헌씨는 APTC가 밝힌 'B 대주주'가 본인이 맞느냐는 본지 질의에 "잊어버리세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했다.서울경제신문은 지난해 연말 김남헌씨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김남헌씨는 주식매각자문 상대로 삼성증권과 계약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남헌씨 측은 APTC를 상대로 신주 발행 무효 소송 및 회계장부, 이사회의사록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 등을 걸어둔 상태다. 이 가운데 이사회의사록 열람 및 등사허가신청은 지난 5월 26일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이 사건 이사회 의사록에는 APTC의 중요한 경영판단이나 기밀사항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남헌은 에이피티씨와 동종 업체 회사인 주식회사 나이스플라즈마의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신청을 통해 취득한 정보를 경영에 이용할 우려도 엿보인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