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발 일회성 이익에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선방... 하반기 안갯속
반도체 사업 이익하락 지속
2019-07-05 이수환 기자
삼성전자가 2분기 시장 기대치를 소폭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 선방은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애플발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이 수치를 제외하면 2분기 실적은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에 그쳤거나, 밑돌았을 가능성이 높다. 세트 사업 부진과 메모리 가격 하락에 따른 결과다. 하반기도 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다. 비용절감, 원가절감 활동이 보다 거세질 전망이다.
5일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56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6.9%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2%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4.3% 증가했다. 그러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56.3% 줄어든 수치다.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2018년 3분기 비교하면 62.8%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은 증권가 예상치를 소폭 웃도는 것이다. 증권가가 예상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6조원대 초반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날 공시 자료를 통해 “당기 실적에는 디스플레이 관련 일회성 수익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일회성 수익은 애플로부터 받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보상금으로 추정된다. 약속한 물량을 제대로 가져가지 않아서 물어낸 위약금 성격이 강하다. 증권가에선 이 일회성 수익을 최대 9000억원 정도로 예상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진 않았다. 증권가에선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부문이 2분기에 3000억~6000억원 규모로 흑자 전환했다고 보고 있다. 메모리 사업을 포함한 반도체 영업이익은 3조원대 초중반이다. 스마트폰 사업이 있는 IT모바일(IM)부문은 갤럭시S10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익 규모가 줄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1조원대 후반~2조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TV와 생활가전을 포함한 소비자가전(CE)부문은 예상보다 견조한 6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반으로 세트 수유가 좋지 않기 때문에 부품 사업도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미중 패권전쟁, 일본발 소재 수출 규제 등 대외 악재도 겹쳐서 하반기 시장 상황은 예측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