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에코프로비엠 신규 배터리 양극재 공장에 투자 검토
포항 CAM6, 삼성SDI 전용 생산라인으로 논의
2019-07-16 이수환 기자
삼성SDI가 국내 최대 배터리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포항 6공장(CAM6) 건설에 대한 펀딩이다. 향후 전기차(EV) 배터리 생산량 확대에 발맞춰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양극재 조달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6일 오전 에코프로비엠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CAM6 공장 신설용 자금 확보를 위해 삼성SDI와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병훈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기자와 만나 “삼성SDI에 전용 생산라인을 마련해주고 자금을 받는 방법을 비롯해 다양한 방식이 있다”며 “한때 삼성SDI가 (배터리 양극재) 조달처 이원화를 추진했는데, 최근 이전처럼 밀월 관계가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CAM6는 에코프로비엠은 현재 짓고 있는 포항 5공장(CAM5) 인근에 마련된다. CAM5는 오는 9월말, 늦어도 10월에는 완공할 계획이다. 올해 고객사 인증을 받고 내년 2분기 80% 이상의 가동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라인은 CSG(하이니켈 양극재 상품명, 니켈 함량 80% 이상) 1개,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2개다. 연산 2만6000톤의 양극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김 대표는 “CAM5는 고객사 인증이 연말 최대 목표고 CAM6의 경우 연내 착공이 목표”라며 “다만 CAM6의 구체적인 규모는 확정하지 못했다. 연산 5만톤 수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5만톤은 CAM5의 두 배에 가까운 생산량이다.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생산라인이 적어도 4개 이상은 마련되어야 한다. 삼성SDI 전용 생산라인까지 논의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원통형 배터리에만 적용된 NCA 양극재를 각형까지 확대한 전기차 배터리를 염두에 둔 셈이다.
향후 삼성SDI는 각형 전기차 배터리에 니켈·코발트·망간(NCM)과 NCA를 섞은 하이브리드 양극재를 적용할 계획이다. 각 양극재 성분비는 NCM이 ‘6:2:2’, NCA가 ‘8:1.5:0.5’다. NCA는 에코프로비엠이 공급을 담당한다.
니켈 함량이 높아지면 배터리 용량이 올라간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코발트와 같은 희소금속을 덜 쓰므로 배터리 원가도 떨어진다. 배터리 원가에서 양극재 비중은 40~45%에 달한다. 이 가운데 코발트가 가장 비싸다. 그러나 무조건 니켈 함량을 끌어 올릴 수 없다. 안정성이 떨어진다.
김 대표는 “3분기 예상 실적은 1분기와 엇비슷하거나 살짝 상회하는 수준을 예상한다”며 “내년 매출은 고객사 물량을 고려하면 1조원이 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분기 에코프로비엠 매출은 1360억원, 영업이익은 1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2%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8%를 나타냈다. 무선청소기, 전동공구 등 비(非)IT 제품 매출이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이 부문에서만 10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