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브레인, 프리커서 기업 디엔에프 인수한다

최근 실사 단계 끝내고, 연구소 상견례 진행 디엔에프 경영권 지분 약 1000억에 인수 전망

2023-08-09     노태민 기자
반도체 등 전자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솔브레인 그룹이 프리커서 제조업체인 디엔에프를 전격 인수한다. 프리커서(전구체) 등 반도체 소재사업을 확대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디엔에프 인수는 올 하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는 1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솔브레인 그룹은 디엔에프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디엔에프 인수 주체는 솔브레인홀딩스다. 주관사는 그룹 내 투자금융 자회사인 나우아이비캐피탈㈜이 맡아 진행 중이다.   이번 사안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솔브레인 그룹이 디엔에프 인수를 위한 실사를 이번 주초에 이미 마친 상태이며, 양사 연구소 관계자들끼리 상견례도 한 것으로 안다"며 "큰 변수가 없는 한 디엔에프 인수는 9부 능선을 넘긴 상태"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솔브레인 측은 디엔에프 2대주주이자 프리커서를 공급받는 삼성전자로부터 이번 인수에 대한 동의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디엔에프는 덕산테코피아와 더불어 국내를 대표하는 프리커서 제조업체다. 김명운 대표가 지난 2001년 설립했다. 2005년 삼성전자와의 알루미늄 화학적 기상 증착(CVD) 프리커서 개발을 통해 전구체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이후, 비정질 카본 레이어(ACL) 프리커서, 더블 패터닝 테크놀로지(DPT) 프리커서 등도 국산화했다. 현재 일본 소재기업 이데카와 함께 삼성전자에 D램용 프리커서를 공급하는 주요 업체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삼성전자로부터 지분투자를 받아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2021년 디엔에프 유상증자에 210억원을 투자, 디엔에프 지분 7%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최대주주인 김명운 대표(지분율 16.35%)에 이어 2대주주에 올랐다. 이번 인수는 솔브레인홀딩스가 디엔에프 김명운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 19.7%를 사들이는 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기준 디엔에프 시가총액은 3100억원으로, 인수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할 경우 약 1000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솔브레인 측은 디엔에프 자회사인 켐옵틱스와 디엔에프신소재 등은 제외하고 프리커서 사업 관련 자산 및 인력만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솔브레인 그룹이 디엔에프 인수에 나서는 건 반도체 소재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서다. 솔브레인 그룹은 반도체 사업의 경우 식각·세정용 소재만 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의 주력제품은 고선택비 인산계 에천트(HSN), 불산(HF), 버퍼드 옥사이드 에천트(BOE) 등 반도체 산화막 식각과 세정에 사용되는 소재들이다. 솔브레인은 식각 및 세정 쪽 소재에 이어 프리커서 시장 진출도 이전부터 꾀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와 관련, 디엔에프의 주력 제품은 DPT용 프리커서다. 2012년 양산을 시작한 제품으로 더블 패터닝시 웨이퍼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프늄 계열의 D램용 전구체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하프늄 계열 전구체는 일본 아데카가 전량 공급하고 있는 제품이다. 프리커서 외에도 건식 포토레지스트(PR) 등 신규 제품을 개발 중이다. 솔브레인 입장에선 디엔에프 인수를 통해 단숨에 프리커서 기술 및 양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정지완 솔브레인 그룹 회장도 최근 사내 임원회의에서 "반도체 쪽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디엔에프 인수를 통해 반도체 소재사업을 강화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디엔에프 측에서는 당초 한솔그룹 등에 인수 제안을 했는데, 솔브레인 그룹이 상당한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시하면서 인수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안다"며 "디엔에프 인수를 통해 솔브레인 그룹은 반도체 소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삼성전자와 거래선도 더 탄탄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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