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DNP, 앱솔릭스와 경쟁하나...패키지 글래스기판 시장 뛰어든다
일본 DNP, 2027년 양산 목표 투자계획
타깃 시장은 앱솔릭스와 다른 것으로 추정
대만 유니마이크론은 시장 진출 검토 단계
2023-08-25 이기종 기자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반도체 패키지용 글래스 기판 시장에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이 뛰어든다. 2마이크로미터(um) 미만 미세회로 형성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래스 기판 시장을 노리는 업체가 하나 늘었다. 대만 유니마이크론도 이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DNP가 반도체 패키지용 글래스 기판 양산 목표 시점을 2027년으로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DNP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파인메탈마스크(FMM) 시장을 독점한 것으로 유명한 업체다. 앱솔릭스의 글래스 기판 양산 목표 시점은 내년이다.
DNP는 이미 지난 3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에 초점을 맞춘 글래스 기판(GCS:Glass Core Substrate)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DNP는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처럼 전통적 레진 기판을 글래스 기판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도체 패키지 글래스 기판 시장은 SKC 자회사 앱솔릭스가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앱솔릭스는 지난해 11월 미국 조지아주 코빙턴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세계 최초 반도체 패키지 글래스 기판 양산 공장이 될 이곳을 연내 완공하고 내년에 양산 가동하는 것이 앱솔릭스 목표다. 앱솔릭스는 이제껏 경북 구미에 있는 파일럿 라인에서 글래스 기판 시제품을 만들어왔다.
현재까지 반도체 업체 중에서는 인텔 한 곳이 글래스 기판을 적용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글래스 기판을 만들겠다는 업체가 앱솔릭스와 DNP 둘로 늘어난 가운데, 대만 유니마이크론도 이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앱솔릭스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서버 등 데이터 처리량 급증으로 하이퍼포먼스컴퓨팅(HPC)용 반도체 패키지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앱솔릭스와 DNP가 당장 겨냥하는 글래스 기판의 응용처는 서로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앱솔릭스와 DNP 등이 생산하는 글래스 기판의 시장 침투율은 전통적인 반도체 기판 업체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일본 이비덴 등 전통적 반도체 기판 업체는 기존 레진 기판 위주 사업을 지속하면서, 레진 기판과 글래스 기판의 기술 개발 정도, 시장 침투율 등을 따져서 글래스 기판 시장 진출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일각에선 당장 2um 미만 미세회로 형성에서는 레진 기판보다 글래스 기판이 우위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동시에 레진 기판도 어느 정도까지는 성능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반론도 존재한다. 다만 칩 공정 미세화로 반도체 기판 미세회로 요구조건이 1um 수준까지 떨어지면 글래스 기판 수요가 커질 수 있다. 이때는 전체 반도체 제조원가 등도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래스 기판이 얇고 미세회로 형성에서 강점이 있지만 제어가 어렵고 단가가 비싸기 때문이다.
앱솔릭스는 글래스 기판이 단단하기 때문에 기존 유기재료 기판에서 나타나는 휨(Warpage) 현상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글래스 기판은 유기재료를 활용한 기존 레진 기판보다 패키지 두께와 전력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서버 등 고부가 컴퓨터용 기판이 고성능화·대면적화하고 있어 제품을 얇게 만들면 장점이 된다.
앱솔릭스가 겨냥하는 잠재 고객사는 인텔과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코보 등이다. 당장 앱솔릭스는 반도체 패키지 글래스 기판을 그룹 계열사인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 등에 납품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앱솔릭스가 2024년까지 커빙턴 공장에 우선 투자하는 2억4000만달러(약 3200억원)는 지난 코로나19 기간 동안 FC-BGA 투자를 결정한 삼성전기(1조9000억원), LG이노텍(4130억원), 대덕전자(4000억원) 등에는 못 미친다.
한편, 앱솔릭스와 DNP 등이 사용하는 글래스 기판 기술은 미국 조지아텍 패키징 리서치 센터(GT PRC)에서 비롯됐다. GT PRC는 지난 2009년부터 글래스 기판 콘셉트를 개발했다. 앱솔릭스 김성진 최고기술책임자(CTO)도 GT PRC 출신이다. 김성진 CTO는 암코와 대덕전자 등을 거쳐 현재 앱솔릭스에서 글래스 기판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기와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출신 인력도 김성진 CTO와 함께 앱솔릭스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성진 CTO는 자신이 발명한 '리드 구조물을 포함하는 기판, 이를 포함하는 패키지 기판 및 반도체 장치' 특허를 지난해 회사로 이전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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