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원재료 '레진' 일본에 의존"

고화소 카메라 모듈용 렌즈는 전량 일본 레진 사용

2019-07-21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
국내 주요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모듈 업체가 렌즈의 핵심 원재료인 레진(Resin)과 차광필름(스페이서)을 일본산에 의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체할 수 있는 업체도 없어서 일본 수출 규제 품목이 이들 원재료로 확대되면, 카메라 모듈 생산에 차질이 올 수 있다. 21일 업계 관계자는 "국내 렌즈 모듈 업체 모두 레진과 차광필름을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한다"며 "레진과 차광필름은 대체할 업체도 없다"고 말했다. 레진은 합성수지 일종으로 렌즈의 알을 만드는 쌀알 모양의 원재료다. 차광필름은 렌즈 사이사이 삽입해 빛의 난반사를 막는다. 다른 관계자는 "저화소용 카메라 렌즈에는 국내산 레진을 사용할 수 있지만, 고화소용 카메라 렌즈는 모두 일본 레진을 적용한다"면서 "카메라 사양이 좋은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 일부와 갤럭시S 등 플래그십 카메라 렌즈에는 일본산 레진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카메라 렌즈를 공급하는 업체는 세코닉스, 코렌, 디지탈옵틱, 해성옵틱스, 디오스텍 등이다. 레진은 미쓰이케미컬 등 일본 업체 3~4곳이, 차광필름은 일본 업체 1곳(기모토)이 100%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선 관계자는 "석유화학 기술인 레진은 시장 규모는 작지만, 대기업이 진작 신경썼어야 하는 분야"라며 "일본이 레진 수출을 규제하면 카메라 모듈 생산에 차질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국내 업체의 렌즈 생산시설이 대부분 베트남에 있어, 일본이 레진 수출을 규제해도 우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수출 규제를 받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의 경우, 일본 정부가 '최종 사용자'(end user)를 확인해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안심하긴 일러 보인다. 자동초점(AF) 및 손떨림보정(OIS) 액추에이터의 부품인 보이스코일모터(VCM) 역시 수출 규제가 적용될 경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부분 일본 알프스와 미쯔미에서 조달한다. 이미지센서도 일본 비중이 작지 않다. 다만 이미지센서는 대체처가 많아서 일본이 수출을 규제하 가능성은 낮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일본 소니에서 이미지센서를 공급받는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와 소니, LG이노텍은 소니와 독일 인피니언에서 이미지센서를 납품받는다. 한 관계자는 "(소니 이미지센서 수입이 중단될 경우)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모두 삼성전자에서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G이노텍은 소니 이미지센서 비중이 커서 타격이 클 수 있다"면서도 "애플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미국 기업인 애플의 아이폰 생산에 차질이 생길 때까지 미국 행정부가 한일 무역 분쟁에 손놓고 있진 않을 것이란 의미다. 현재 국내 부품 업계에서는 한국이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국가에서 제외될 가능성과, 산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이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되면 기존의 포괄허가 대신 개별허가 적용을 받아, 일본 업체의 수출 절차가 복잡해진다. 삼성전자는 일본 수출 규제 장기화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을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최근 협력사에 보낸 서한에서 "7월 말까지(최소 8월 15일 전)까지는 90일 이상 안전 재고를 확보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