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 “인위적 구조조정 없다...인사적체 해소는 불가피"
‘디지코 KT’ 계승…헬스케어·스마트시티 등 빅테크와 경쟁
주주환원정책, 주가 부양 위한 미래 가능성 제시 우선
2023-09-07 윤상호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인건비를 낮추기 위한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9개월에 걸친 KT 최고경영자(CEO) 선임 혼란 탓에 진행하지 못한 지난해 정기 인사와 정부와 여당이 주장한 ‘이권 카르텔’을 해소하기 위한 인사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구현모 전 대표가 추진한 ‘디지코 KT’는 계승한다. 통신기술(CT)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진정한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로 변모하기 위해서다.
7일 KT는 서울 중구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에서 김영섭 대표 취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김 대표는 지난 8월30일 KT 대표로 공식 취임했다.
김 대표 선임 전 KT는 작년 12월부터 신임 대표 선임을 두고 혼란을 겪었다. 구 전 대표가 연임에 실패하고 사임했다. 윤경림 전 사장을 후보로 확정했지만 정기 주주총회 승인 절차 전 물러났다.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KT는 비상경영체제로 운영했다.
김 대표는 LG에서 30년간 근무했다. ▲LG CNS 경영관리부문 상무 ▲LG CNS 경영관리본부 부사장 ▲LG CNS 하이테크사업본부장 ▲LG CNS 솔루션사업본부장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LG CNS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취임 직후 비상경영제제를 이끌던 ▲경영기획본부장 박종욱 사장 ▲커스터머본부장 강국현 사장 ▲경영지원부문장 신현옥 부사장과 KT의 대외 관계를 담당한 ▲기업홍보(CR)지원실 대외협력프로젝트태스크포스(TF)장 김영술 상무 4명을 보직 해임했다.
김 대표는 “항간에 많은 얘기가 있지만 KT는 대규모 인위적 구조조정을 감행해야하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통상 수준의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은 있겠지만 예전 CEO 교체기에 벌어진 수천명 단위 구조조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연말 인사는 원래 매년 있는 것이고 KT는 작년 여러 상황으로 인사를 못해 이번에 2년치 인사를 한번에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여러 문제를 걷어내고 KT인과 함께 출발하는 시발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점보다는 KT가 위상을 회복할 수 있는 질적으로 잘 된 인사를 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KT CEO 교체에 따라다니던 ‘낙하산 인사’ 논란 역시 배격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김 대표는 “누가봐도 이상하다라든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수준보다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의 인사를 할 것”이라며 “KT 내부 인재를 우선으로 하고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거나 KT가 해보지 않은 영역은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식의 상식적 수준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경영의 방향은 통신뿐 아니라 통신 기반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는 쪽이다. 전임 대표 시절 디지코 KT로 지칭하던 탈통신 사업이다. 이날 열린 김 대표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도 이를 환기했다.
그는 “신사업의 종류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텔코 역량에 IT 역량을 통합해 ICT 경쟁력을 가지면 할 수 있는 길이 무한히 열려 있다고 본다”라며 “빅테크가 선점한 영역 외에도 ▲헬스케어 ▲스마트 시티 등 새로운 영역이 많다”라고 말했다.
경영 목표와 주주환원정책에 대해서는 ‘숫자’보다 ‘미래’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외연 성장과 이익 확대에 연연하지 않았다”라며 “주주는 주가가 오르는 것을 환영하고 주가는 미래 성장 가능성 및 잠재성 등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유연한 정책을 구사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성장 에너지를 축적해 주가를 올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대표는 “통신비 인하 정책은 고민이 필요하지만 주주와 임직원도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지혜를 모아야 할 것 같다”라며 “정부도 업계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도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김 대표의 임기는 2026년 3월 정기 주총까지다. 2년7개월이다. 목표를 이루기엔 시간이 충분치 않다. 다만 지금까지 KT 연임을 시도한 KT 대표의 결과가 좋지 않았던 점은 부담이다.
김 대표는 “연임을 하든 안 하든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제가 생각하는 좋은 KT와 그렇게 가기 위해 합당한 방향과 정책을 세워 최선을 다한 후 적당한 때에 집에 가겠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crow@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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