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W-OLED 공급협상 제자리걸음
올해 LGD의 삼성전자 납품 W-OLED 물량 10만대 밑돌 전망
장기 물량 놓고 협상 공회전...LGD, W-OLED 모니터도 제안
TV 업황 부진에 삼성D QD-OLED 라인 낮은 가동률도 문제
2023-09-14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내년 이후의 W-OLED 공급협상이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다. TV 업황이 여전히 나쁜 데다,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라인의 낮은 가동률도 양측 협상 진전에 걸림돌이다. 올해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W-OLED 물량은 10만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대형 화이트(W)-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협상이 소강 상태를 맞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83인치 W-OLED TV 패널을 시작으로 LG디스플레이의 W-OLED TV 패널과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물량을 함께 늘린다는 계획이었지만 협상 진전이 더디다.
내년 TV 시장을 낙관하기 어려운 데다, 삼성그룹 차원에서 또다시 삼성전자의 LG디스플레이 W-OLED 공급량 확대를 반기지 않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인 '네오 QLED' 시리즈를 최상위 프리미엄 TV 라인업에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V 업황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네오 QLED TV 물량을 최소 100만대 이상으로 잡고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받아올 QD-OLED 물량 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받을 수 있는 W-OLED 물량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과 2021년 전세계 OLED TV 출하량이 늘어났던 배경에는 LCD TV 패널 가격 급등과 주요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등이 있었다. 최근 LCD TV 패널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지만, 2020년 6월 하반월부터 1년여간 패널 크기별로 100달러 이상 급등했던 LCD TV 패널 가격에는 못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 수요가 부진하다.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의 LG디스플레이 W-OLED 물량 확대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도 양측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그룹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퀀텀닷(QD)-OLED 라인 가동률이 낮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 W-OLED 물량을 늘리면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라인 가동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중순 올해 삼성전자의 OLED TV 출하량을 93만대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OLED TV는 LG디스플레이 83인치 W-OLED 패널을 적용한 모델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삼성디스플레이 QD-OLED를 적용한 제품이다.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라인에서 만들 수 있는 TV용 QD-OLED 패널 물량은 연 100만대 후반에서 200만대에 이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소니 등에 공급하는 QD-OLED TV 패널도 있지만 물량이 많지 않다.
올해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W-OLED 물량은 10만대를 넘기기 힘들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서 83인치 W-OLED 패널을 납품받는 것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삼성그룹 측에 '해외 유통업체에 W-OLED TV를 출시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신의 때문에라도 LG디스플레이 W-OLED 패널을 받아야 한다'고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TV용 외에 모니터용으로 27인치와 31.5인치 W-OLED 모니터 납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LG전자에 27인치 W-OLED 모니터 패널을 공급 중이고, 올해 말부터 31.5인치 W-OLED 모니터를 LG전자에 납품할 예정이다.
이는 최근 OLED 모니터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은 데다, LG디스플레이가 이미 27인치와 31.5인치 W-OLED 모니터를 생산하기 위한 마스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해당 제안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34인치 QD-OLED 모니터 판매가 좋지만, 34인치보다 작은 OLED 모니터를 라인업에 포함할 계획이 당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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