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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넷플릭스, 세기의 소송 ‘합의’…망 사용료 갈등, 파트너십 대체

SKT·SKB·넷플릭스, 18일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SKT·SKB, 콘텐츠 경쟁력 강화…망 사용료 합의 여부 함구 넷플릭스, ‘공공의 적’ 이미지 탈피…글로벌 비용 절감

2023-09-18     윤상호 기자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둘러싼 갈등을 봉합했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 3사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3사의 이해관계가 맞았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가 절실했다. 넷플릭스는 세계 통신사 공공의 적이 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18일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는 3사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2024년 상반기부터 넷플릭스 관련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한국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진행 중인 소송을 취하키로 했다.

그동안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었다.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2019년. SK브로드밴드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양사 협상을 중재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결국 양사는 2020년부터 소송에 들어갔다. ‘망 사용료 협상을 하자’는 SK브로드밴드와 ‘논의는 필요 없다’는 넷플릭스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다. 지난 2021년 1심은 SK브로드밴드가 이겼다. ‘협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났다. 2심 법원은 지난 7월 ‘망 사용료 감정’을 실시키로 했다.

SK브로드밴드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음에도 불구 소송을 그만하기로 한 것은 국내 경쟁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인터넷(IP)TV 업계는 성장률 둔화에 고심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기준 IPTV 가입자는 총 2056만5609명이다. ▲KT 878만3984명 ▲SK브로드밴드 641만9536명 ▲LG유플러스 532만89명이다. 점유율은 ▲KT 24.23% ▲SK브로드밴드 17.71% ▲LG유플러스 14.79%다.

실시간콘텐츠서비스(OTT) 이용자 증가와 TV 시청 저하 탓이다. IPTV 가입자 순증률은 올해 들어 전기대비 소수점 한 자릿수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넷플릭스는 OTT 선두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는 KT LG유플러스와 달리 IPTV에서 넷플릭스 이용 편의성이 낮았다. 사용자환경(UX)에 ‘바로가기’ 등을 제공하지 못했다.

IPTV는 초고속인터넷 결합판매가 대부분이다. IPTV 가입자 하락은 초고속인터넷 이용자 감소로 이어진다. 장기적으로는 이동통신 가입자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다.

SK브로드밴드의 모회사인 SK텔레콤도 넷플릭스가 필요했다. SK텔레콤은 구독 사업을 강화 중이다. ‘T우주’ 가입자는 2분기 기준 200만명을 돌파했다. OTT ‘유튜브 프리미엄’ 제휴가 득이 됐다. 넷플릭스까지 추가하면 가입자 확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여겨진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통신사의 ‘망 사용료 징수 타깃’이 될 위험을 덜어야 했다.

세계 통신사는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 들어 빅테크가 망 투자비 일부를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소송은 1심 패소로 자충수가 됐다. 세계 통신사가 한국 사례를 주목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연합회(GSMA)와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가 SK브로드밴드 측면 지원에 나섰다. GSMA와 ETNO는 이달 한국에서 “대규모 트래픽 발생 사업자는 통신사에게 직접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정부의 시각도 변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진흥을 위해 통신사 의무를 강조하던 것’에서 ‘통신사 망 투자 독려를 위해 ICT 산업의 책무를 요구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기가비트 인프라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인터넷 공정 기여법’을 논의하고 있다.

이대로 패소 판례와 법안이 성사하면 전 세계 통신사에 일정액을 줘야할 위기에 처했다. 이 보다는 비공식적인 합의가 향후 운신의 폭을 넓히기에 유리하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기로 했는지는 함구했다. 양사 관계자는 “외부적으로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일정 부분 넷플릭스에게 망 사용료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토니 자메츠코프스키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사업개발부문 부사장은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와 파트너십은 더욱 많은 한국 회원에게 편리한 시청 환경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라며 “향후 공동의 고객을 위해 함께 걸어갈 여정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최환석 경영전략담당은 “이번 넷플릭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의 철학에서 출발했다”라며 “SK텔레콤이 축적한 기술을 접목해 고객에게 더 나은 미디어 서비스 환경 제공을 위한 대승적 합의의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crow@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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