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3E’, HBM 첫 초당 테라바이트 돌파…비결은?
HBM, AI 시대 GPU용 D램 부상…HBM3E, 1초 풀HD 영화 250편 처리
고객사 샘플 공급…내년 하반기 상용화 전망
2023-09-19 윤상호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메모리반도체 겨울을 날 수 있는 제품으로 부상했다. HBM은 여러 개 D램을 실리콘관통전극(TSV)으로 수직 연결한 제품이다. 인공지능(AI)의 대두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을 패키징해 공급하는 흐름이 확대했다. HBM은 SK하이닉스가 2013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5세대 HBM ‘HBM3E’를 공개했다.
19일 SK하이닉스는 SK하이닉스 뉴스룸을 통해 HBM3E 개발진 인터뷰를 공개했다.
D램상품기획 황현 테크리더(TL)는 “이전 제품인 HBM3 대비 속도는 1.3배 빠르고 용량은 1.4배 늘어났다”라며 “동시에 동일한 속도에서 전력 특성을 10% 개선하고 HBM3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 규격을 기반으로 제품 호환성까지 확보했다”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HBM3E는 ▲핀당 처리 속도 최고 9.2Gbps ▲초당 최고 1.15TB 데이터 처리를 구현했다. HBM 처음으로 TB 벽을 넘었다. 고화질(풀HD)급 영화(5GB) 230편에 달하는 데이터를 1초에 처리한다.
HBM디자인 이재승 TL은 “초당 TB라는 벽을 이제 막 넘어섰지만 다음 단계는 지금까지 달성한 것 이상으로 휠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HBM은 SK하이닉스가 1등이라는 시각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결국 해낼 것이라는 자신감이 앞선다”라고 강조했다.
HBM제품엔지니어링(PE) 홍양숙 TL은 “HBM3E는 속도가 생명”이라며 “제품 테스트 단계에서 원하는 만큼의 성능이 발휘되는지 점검을 수없이 거치는데 특히 다양한 환경에 맞춘 속도 평가를 세심하게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HBM3E는 8단 적층이다. 12단을 쌓은 HBM3와 같은 용량이다. 12단 적층에 따른 용량 증대 여유를 남겼다. SK하이닉스는 HBM 적층 방식을 바꿨다. HBM3E는 ‘어드밴스드 MR(Mass Reflow)-MUF(Molded Under-Fill)’를 적용했다. 칩을 쌓을 때 칩과 칩 사이에 액체 형태 보호재를 주입하는 공정이다. 이전에는 필름형 보호재를 썼다. 열 방출 성능을 HBM3 보다 10% 향상했다.
HBM패키지(PKG)제품 하경무 TL은 “속도와 용량을 높이면 발열 또한 상승하지만 MUF 소재를 고방열 신소재로 적용하고 갭 높이를 줄여 만족할 만한 방열 성능을 달성했다”라며 “SK하이닉스가 기술적 우위를 지닌 MR 공법과 MUF 소재를 지속 개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D램개발 박온전 TL은 “공정 난이도는 높아졌지만 고객사의 적극적인 요청에 최대한 일정을 당겼다”라며 “양산 환경에 최적화된 HBM3E 공정 구축을 통해 높은 수율과 공급 안정성 확보에 열정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HBM3E는 고객사 시험 중이다. 엔비디아 GPU ‘GH200’에 들어갈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8월 HBM3E를 채용한 GH200을 내년 하반기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crow@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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