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2028년 AI 매출 9조원 목표…내외부 AI 병행 활용
‘AI 피라미드’ 전략…자체 AI, ‘통신’ 특화·‘에이닷엑스’ 공개
앤트로픽·오픈AI·메타, AI 제휴…전체 투자 33% AI 투입
2024-09-26 윤상호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변모를 재천명했다. 전략은 수정했다. ‘초거대 AI 주도권 경쟁’에서 ‘특화 AI 집중 및 초거대 AI 협력’으로 방향을 틀었다. 목표는 구체화했다. 2028년 AI 관련 매출액을 9조원으로 잡았다. 향후 5년 동안 전체 투자의 33%를 AI에 투입한다.
26일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028년 전체 회사 매출액 목표는 25조원으로 이중 AI 관련 매출액은 36%를 차지할 것”이라며 “향후 5년 동안 전체 투자액의 33%를 AI 분야에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2022년 AI 회사로 전환을 선언했다. 2022년 기준 전체 매출액은 17조원 AI 분야 매출액은 전체의 9%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투자 중 AI에 쓴 돈은 12%다.
유 대표는 “SK텔레콤은 ‘자강과 협력 기반의 AI 피라미드 전략’을 중심으로 AI 컴퍼니 실행력을 가속화하고 AI 관련 리소스 투자도 지속 확대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며 “생성형 AI가 촉발한 파괴적 혁신은 산업·사회·생활 전 영역에서 이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AI 피라미드는 AI 전 영역을 아우르는 ‘AI 풀스택(Full Stack)’과 유사하다. AI 풀스택이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면 AI 피라미드는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 ▲하층은 AI 인프라 ▲중층은 AIX(AI Transformation, AI 전환) ▲상층은 AI 서비스로 이뤄진다.
유 대표는 “AI는 플랫폼 기업에게는 ‘위기’이자 ‘기회’라면 통신사는 기회만 있다”라며 “통신사는 가진 것이 없어 잃을 것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서부 개척 시대 골드러시에서 돈을 번 곳은 곡괭이와 청바지를 만든 업체”라며 “AI 골드러시의 곡괭이와 청바지는 데이터센터(DC)와 AI 반도체며 데이터센터 글로벌 진출과 AI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 사피온과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활용해 AI 시대에 맞는 DC 사업 모델을 만들겠다”라고 전했다.
SK텔레콤은 자체 데이터센터 규모를 올해 기준 100MW 규모에서 2030년까지 200MW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슈퍼컴퓨터 타이탄과 이미 확보한 3000개 이상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AI 사업에 이용한다. 타이탄은 엔비디아 A100 1040개로 구성했다. 지난 6월 기준 국내 2위 세계 47위 성능을 구현했다. SK텔레콤이 갖고 있는 GPU는 700억개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가진 AI를 1개월 만에 학습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DC 운영비 절감을 위해 액침냉각 등 신기술 도입을 검토 중이다.
유 대표는 “DC 수요는 많지만 전력과 GPU 부족 등으로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라며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MSP) 역할을 하면서 자체 DC와 시너지를 내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X는 사업을 AI로 전환하는 단계다. 고객 서비스는 AI컨택센터(AICC)를 확대한다. 인터넷(IP)TV는 AI TV로 바꾼다. 도심형항공교통(UAM)과 AI 헬스케어 등도 속도를 낸다. 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다. AI는 자체 AI와 외부 AI를 병행 사용한다.
유 대표는 “AI 도입으로 마케팅·고객센터·네트워크(NW) 투자비 등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라며 “국내 고객센터 상담 중 20%를 차지하는 통신사 AICC가 정착한다면 이를 다른 산업을 공략하는데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처음에는 SK텔레콤이 자체 초거대 AI를 만들어 세계적 빅테크와 경쟁을 시도하려 했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비용과 기술을 고려해 좁고 깊게 기능할 수 있는 자체 AI는 통신 특화로 가고 범용 AI는 ▲앤트로픽 ▲오픈AI ▲메타 ▲코난테크놀로지 등과 협력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라며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K-AI 얼라이언스 ▲글로벌 테크 AI 얼라이언스 등도 그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덕 SK텔레콤 엔터프라이즈사내독립기업(CIC)장은 “작년 기준 개별 AI 솔루션 사업으로 올린 매출액은 1500억원이지만 이를 2028년에는 1조원까지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AI 서비스는 ‘에이닷엑스(A.X)’가 핵심이다. SK텔레콤의 AI다. 지난 2022년 선보인 ‘에이닷’의 후속작이다.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이다. 그동안 시범 서비스 중이었던 에이닷은 이날부터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AI 개인비서’가 지향점이다. SK텔레콤은 일단 ‘AI 통화녹음 및 요약’ 서비스를 시작했다. 12월 ‘AI 통역 전화’를 출시할 예정이다. 연내 ‘AI 뮤직’과 ‘AI 수면 관리’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유 대표는 “AI 전화는 통신사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얼라이언스를 1국가 1통신사까지 확대해 AI 개인비서 로밍 시대를 열겠다”라고 역설했다.
정석근 SK텔레콤 글로벌/AI테크사업부장은 “에이닷엑스 매개변수 숫자는 공개할 수 없지만 언어의 장벽이 현저히 낮아진 상황에서 국내 다른 기업은 한국어 LLM을 통해 안을 다지는 전략을 취했다면 SK텔레콤은 통신 특화 AI로 밖으로 나가는 선택을 한 것”이라며 “전 세계 통신사 AI 통화 등만 노려도 상당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한편 한국어 LLM 기반 생성형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생각이다.
유 대표는 “일본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자기 언어에 특화한 LLM을 개발하고 있는 곳은 국가가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한국은 개별 기업이 각각 인프라 투자를 하고 있고 하나로 뭉치는 것은 각각의 전략 등이 있어 쉽지 않겠지만 ▲인프라 및 데이터 공유 ▲윤리 규제 등 정부가 무한경쟁보다 합칠 것은 합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줄 필요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crow@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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