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LG화학, 中공장서 소형 배터리 증설 경쟁

전동공구 등 비(非)IT 중심 수요 확대

2019-07-29     이수환 기자
LG화학
삼성SDI와 LG화학이 앞다퉈 중국에서 소형 배터리 증설에 나서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가 대상이다. 전동공구, e바이크, 무선청소기 등 원통형 배터리 수요 확대를 염두에 둔 포석이지만, 일각에선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 시장까지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4일 진행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추가 수주가 있다면 계속해서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2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와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중국 난징 공장에서의 증설을 통해 원통형 배터리 생산량이 연간 10억셀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기준으로 LG화학의 원통형 배터리 생산량은 6억3000만셀이다. LG화학은 난징 공장 위주로 지난해보다 두 배 정도 생산량을 늘렸다고 밝혔다. 이곳은 올해 1월 1조2000억원을 투자해 공장 증설에 나선다고 발표된 바 있다. 난징 공장은 2개의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1개 생산라인에서 만들 수 있는 원통형 배터리는 18650(지름 18㎜, 높이 65㎜) 기준으로 연간 1억5000만~2억셀 가량이다. 증설을 통해 생산량을 두 배 늘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3억개, 많게는 4억개의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간 원통형 배터리 생산량 6억3000만셀과 더하면 연간 10억셀 생산은 너끈하다. LG화학에 앞서 삼성SDI도 3월 원통형 배터리 증설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 3개 생산라인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1개 생산라인은 믹싱 장비 3대에 조립공정, 후공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21700 규격 원통형 배터리(지름 21㎜, 높이 70㎜) 기준으로 월 200만 셀 이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규격의 배터리만 월 1000만 셀 이상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양사가 원통형 배터리 증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전동공구를 비롯한 다양한 응용처가 발굴되면서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테슬라뿐 아니라 재규어도 원통형 배터리로 전기차를 만들면서 물량 확보가 필요해졌다. 삼성SDI는 샤오펑자동차, 충칭진캉자동차 등 현지 전기차 업체에 21700 규격의 원통형 배터리를 적극적으로 제안한 상태다. LG화학도 에너지 밀도를 높여 1회 충전 시 1회 충전시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하이니켈 양극재 적용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마무리한 상태다. 고객사와 계약이 이뤄지면 곧바로 추가 증설에 나설 수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원통형 배터리 수요는 2017년 37억5690만셀에서 2018년 49억8900만 셀까지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