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DSP 세미파이브, 올해 수주 목표 1000억원…"내년 상장 도전"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 인터뷰 "올해 수주 잔고 지난해 2배인 1000억원 목표" "매출 1000억원 달성 시 흑자 전환 가능할 것" 美 2개 고객 확보해, MPU 엔지니어링 과제 진행
디자인플랫폼 기업 세미파이브가 본격 성장을 위한 상장 준비에 나선다. 회사는 내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기술 특례 상장, 이익 미실현 기업 특례 상장(테슬라 상장)을 검토 중이다. 올해 수주 목표액도 대폭 증가했다. 세미파이브의 올해 수주 목표 금액은 지난해 대비 2배 증가한 1000억원이다. 수주 금액이 매출로 연결되면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최근 《디일렉》과 인터뷰를 갖고 "내년 말이나 2025년 초 상장을 타깃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세미파이브의) 설계를 효율화하고 자동화하는 저희의 기술을 잘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미파이브는 2019년 설립된 디자인플랫폼 기업으로 삼성전자의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 중 하나다. 반도체 제작을 원하는 팹리스 등 고객사들과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임직원 수는 400여 명 가량이다. 세미파이브는 타 DSP와 달리 디자인하우스가 아닌 디자인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회사는 디자인서비스 산업 자체가 고객사의 반도체 설계를 돕는 역할에서, 반도체 디자인을 판매하고 고객의 니즈에 맞게 커스터마이즈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미파이브는 인공지능(AI), AIoT, 고성능컴퓨팅(HPC) 등 응용처에 적합한 맞춤형 반도체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사의 핵심 설계자산(IP)을 제외한 IP를 지원하는 식이다. 회사는 검증된 IP와 설계 방법론을 적용해 고객사의 개발 비용, 소요 시간 등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고객사로는 국내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이 있다. 두 기업은 세미파이브 시스템온칩(SoC) 플랫폼을 이용해 AI 반도체 양산을 준비 중이다.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반도체대전(SEDEX) 2023에선 내년 상반기 양산 예정인 5nm 인공지능 반도체 플랫폼 기반 제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해외 고객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조 대표는 "미국에 있는 2개 업체의 마이크로프로세서(MPU)를 가지고 엔지니어링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 밖에도 한국에 있는 서너 개 업체의 MPU가 들어가 있는 칩이 테이프아웃 돼 샘플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수주 잔고도 증가했다. 조 대표는 "올해 수주는 남은 기간 포함해서 1000억원 정도 규모를 타깃하고 있다"며 "거의 대부분 내년도에 매출로 전환된다"고 밝혔다. 이어 "(세미파이브 개별 기준으로) 내년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목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미파이브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80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426억원 규모다. 개별로 보면 매출은 405억원, 영업손실은 334억원을 냈다. 조 대표는 이에 대해 "자체적인 플랫폼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며 "(세미파이브 개별) 매출 1000억원 정도 규모가 되면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단계로 보고 있다"고 자신했다.
세미파이브는 고객 확보를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8월 중국 상하이에 신규 사무소를 개설했다. 상하이 사무소는 세미파이브의 두 번째 글로벌 거점이다. 회사는 지난 2021년 3월 미국 산호세 지역에 사무소를 개설한 바 있다. 세미파이브는 중국 진출에 대해 중국 고객사의 커스텀 칩 수요 대응을 위함이라고 전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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