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I, 공급망 이슈에도 3년 연속 성장…'하이브리드 매뉴팩처링' 전략 유효
한유아 ADI코리아 지사장 인터뷰
자체 팹 4개 운영하며, 수요에 따라 파운드리 생산량 조절
"차세대 성장 동력은 오토모티브, 에어로스페이스·디펜스"
2023-11-02 노태민 기자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 아나로그디바이스(ADI)가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2023자체회계연도 4분기(8~10월) 실적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2023년 매출(3분기 누적 매출 96억달러) 도 지난해(120억달러)와 비교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이후 3년 연속 성장이다.
ADI는 이러한 성장의 배경으로 '하이브리드 매뉴팩처링 전략'과 '오토모티브 매출 성장'을 꼽는다. 특히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의 성장이 가파르다.
한유아 ADI코리아 지사장은 최근 《디일렉》과 인터뷰를 갖고 "ADI는 공급 유연화를 위해 하이브리드 매뉴팩처링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반도체 생산의 절반은 ADI 팹을 이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외주 팹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수요가 증가하면 ADI 팹 가동률을 풀로 유지하면서 외부 팹을 사용하고, 수요가 줄면 ADI 팹 가동률은 유지하면서 외부 팹 이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고 덧붙였다.
ADI는 대표적인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 중 하나다. 지난 2017년과 2021년 각각 리니어테크놀로지, 맥심인터그레이티드를 인수 합병했다. 오토모티브, 산업, 통신, 컨슈머 등에 필요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2위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ADI의 가장 큰 특징은 하이브리드 메뉴팩쳐링 전략이다. 회사는 미국(3개)과 유럽(1개) 팹을 운영하면서, 파운드리 기업에 반도체 생산을 맡기고 있다. 이를 통해 타 기업 대비 유연한 공급량 조절이 가능하다. 내부 후공정 시설도 운영 중이다. 회사는 조립과 테스트까지 해서 내부 공장이 10개가 있다고 설명했다.
각 지역에 대한 생산 의존도도 넓게 분산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 지사장은 "예컨대 180nm 제품을 미국에서도 생산하고, (파운드리를 통해) 아시아에서도 생산한다"며 "하나의 테크놀로지 노드도 한 공장이나 하나의 지역에서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 하이브리드 매뉴팩처링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ADI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오토모티브 시장을 꼽았다. 리니어테크놀로지와 맥심인터그레이티드 인수도 이를 위한 전략적 판단이다. 자동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ADI의 오토모티브 매출도 늘었다. ADI의 지난 3분기(5월~7월) 오토모티브 매출은 7억4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6억4800만달러)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전제 매출 비중은 지난해 20.8%에서 24.3%로 성장했다.
회사는 특히 ADI의 BMS 제품군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설명했다. 한 지사장은 "와이어리스 BMS, 기가비트 멀티미디어 직렬 링크(GMSL)에 대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레거시 오토모티브 제품뿐 아니라 고객의 사용 경험을 높일 수 있는 제품군을 OEM 고객사들과 협력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와이어리스 BMS는 배터리 팩의 조립·생산 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개발됐다. 배터리 모듈마다 와이어를 연결해야했던 기존 BMS와 달리, 와이어리스 BMS 사용 시 배터리 팩 조립 공정을 대폭 축소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 지사장은 내년 ADI코리아의 성장 전략에 대해 공유했다. 그는 "합병 이후 ADI코리아의 임직원 수가 100여명이 넘는 큰 규모의 회사가 됐다"며 "첫 번째로 직원들이 더 행복하게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오토모티브에 집중하는 한편,) 성장 중인 에어로스페이스·디펜스(항공·방산) 부분에 대해 집중하려고 한다"며 "마지막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적인 엔지니어 지원을 늘리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ADI는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개최된 KES2023 전시회에 참여했다. 전시회에서는 오토센스, 인공지능(AI) 마이크로컨트롤러(MCU), 48V BMS, 3D 비행거리측정(ToF), GMSL, 헬스센서 플랫폼, 퓨어보이스(PV) 등 반도체 및 솔루션을 선보였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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