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랑용 반도체 수요 둔화 시작되나…'온세미' 팹 가동 축소 검토
온세미 "유럽 티어1 고객사 재고 조정 시작"
TSMC 오토모티브 매출, 2분기 대비 24%↓
2023-11-03 노태민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 현상이 지속됐던 것을 고려하면 생경한 일이다. 일부 전력 반도체 업체들은 팹 가동률을 낮추는 것까지 고려하는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수요 둔화가 장기화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되면서 전력 반도체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차량용 반도체 기업은 팹 가동을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온세미컨덕터가 대표적이다. 하산 엘 코우리(Hassane El-Khoury) 온세미 CEO는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차량 수요 둔화 등으로) 유럽 티어1 고객이 재고 조정을 시작했고, 고금리로 인해 차량 수요에 대한 리스크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전기차 전환에 대한 장기적인 추세는 변화가 없다"고 부연했다.
소재 업계 관계자는 "온세미가 부천 팹 가동을 일부 축소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업황 악화가 지속되면 이르면 12월부터 가동축소 혹은 셧다운을 시작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온세미 관계자는 팹 가동률 축소에 대해 "현재까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답했다.
온세미는 대표적인 전력반도체 기업이다. 실리콘카바이드(SiC) 금속 산화물 반도체 전계 효과 트랜지스터(MOSFET), 실리콘(Si) 절연 양극성 트랜지스터(IGBT) 등을 만든다. 국내에서는 경기도 부천에 팹을 운영 중이며, 이는 온세미의 핵심 SiC MOSFET 생산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부천 팹 신규 라인 완공 뒤 준공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온세미는 2025년까지 부터 팹 SiC 반도체 생산량을 연간 100만장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 둔화는 전력 반도체에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아니다. 글로벌 1위 파운드리인 TSMC는 지난달 19일 3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오토모티브 관련 매출이 2분기대비 2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TSMC 지난 3년간 오토모티브 수요는 빠르게 증가했지만, 올해 하반기 재고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전기차 등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 오토모티브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 둔화가 1년 이상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차량용 반도체 수요 감소가 일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며 "다만, 현재 경기 상황과 최근 몇 년 간의 차량 판매를 고려하면, 수요 둔화가 1년 이상 지속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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