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에이디테크놀로지 국내 단독 협력사 지위 박탈
삼성과 협력설이 원인? 에이디테크놀로지 “뜬소문”
2020-07-30 한주엽 기자
주문형반도체(ASIC) 설계 코스닥 상장사 에이디테크놀로지와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의 관계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TSMC가 에이디테크놀로지 외 협력사를 추가 지정하면서 이원화가 이뤄졌다.
TSMC는 최근 국내 ASIC 설계 및 디자인하우스 업체 에이직랜드를 협력사(VCA:Value Chain Aggregator)에 추가 지정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그간 에이디테크놀로지는 국내 유일의 TSMC 디자인하우스 협력사로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사실상 TSMC 파운드리 사업의 국내 영업을 도맡아서 해왔다. 근래에는 SK하이닉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 칩을 수주 받아 사상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TSMC가 국내에 또 다른 협력사를 지정한 것을 놓고 양사간 관계에 균열이 생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관계 악화설의 원인으로는 삼성전자가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신생 디자인하우스 업체 에스앤에스티(S&ST)에 일부 파운드리 서비스 관련 디자인하우스 일감을 주고 있다. 이 회사는 베트남 현지에 연구소를 개설해놓고 디자인서비스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회사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주요 디자인하우스 반도체 설계 인력들이 S&ST로 대거 이직하면서 이 회사가 에이디테크놀로지와 관계가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TSMC도 이 소식을 접하곤 에이디테크놀로지에 사실관계를 소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이디테크놀로지 관계자는 “김준석 대표와 S&ST 대표가 잘 아는 친구 사이고 그 회사가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일부 조언을 해주거나 베트남 현지에 직접 가서 연구소 등을 알아봐준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면서 “S&ST에는 에이디테크놀로지는 물론 김 대표 개인 지분 같은 것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S&ST의 대표이사 A씨가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일감을 받아오려면 해당 분야에서 잔뼈가 굵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이 200mm, 300mm 할 것 없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디자인하우스 협력사 일감이 많아지는 가운데 관련 업체, 인력은 모자라니까 다양한 얘기,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디테크놀로지 관계자는 “국내에 TSMC의 협력사가 추가로 생겼다 하더라도 에이디테크놀로지 경쟁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에이디테크놀로지의 올해 연간 매출액이 1800억원을 웃돌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예상대로 나온다면 작년 대비 70% 가까이 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에이디테크놀로지 매출은 전년 대비 242%나 성장한 1103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 SSD 컨트롤러칩 수주가 확대되면서 이 같은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에이디테크놀로지 전체 매출에서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