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자연친화적 데이터센터는 가능할까…네이버 ‘각 세종’ 가보니
1단계 10만대 서버 가동…AI 학습 GPU 서버 주력
6단계 60만대까지 확장…축구장 41개 크기
24시간 통합 관제 시스템 구축…로봇·자율주행차 운용
자연풍 냉각·지열·태양열·우수·중수 활용 극대화
2023-11-08 윤상호 기자
“10년 전 네이버가 데이터센터(IDC) ‘각 춘천’을 지었을 때 ‘정보기술(IT) 플랫폼 업체의 자체 IDC가 꼭 필요한가’라는 물음표가 붙었지만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항상 경쟁사에 비해 반보 앞서갈 수 있었다. ‘각 세종’도 마찬가지다. 미리 준비했기 때문에 인공지능(AI) 시대 늦지 않게 초거대(하이퍼스케일) IDC를 갖추게 됐다.”(최수연 네이버 대표)
6일 비바람이 불던 날 세종시 집현동 각 세종을 찾았다. 이날 네이버는 국내 언론 대상 각 세종 개소식을 열고 내부를 공개했다. 각 세종은 네이버클라우드의 2번째 IDC다.
각 세종은 본관과 1차 서버동(북관)으로 구성했다. 대지는 축구장 41개 크기. 29만4000㎡다. 바람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 이유가 있었다. 각 세종은 자연 바람으로 서버를 냉각한다. 부용산 골짜기를 타고 들어오는 북서풍을 잘 받을 수 있도록 건물을 배치했다. 건물 구조도 부채꼴이다.
“각 세종에 적용한 ‘나무(NAMU)-3’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은 네이버가 개발해 각 춘천에서 검증한 직간접 외기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대지를 포함해 기존 자연환경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구축하는 것이 목표였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장의 설명. 일반 냉방 시스템에 비해 나무의 에너지 절감 비율은 73%다. 우수·중수를 이용해 줄인 물 사용량은 67%다. 지열 에너지로 연간 1만3363MWh 전력을 덜 쓰도록 했다. 태양광은 연간 184MWh를 생산한다.
“24시간 통합 관제 체계를 갖추고 있다. 6단계 확장을 전제로 단계별 확장이 용이하도록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수만개의 센서가 정보를 보내고 있다. 주변의 침입 방지와 자연재해 감지 등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김재필 네이버클라우드 리더는 IDC가 안정성·신뢰성·보안성을 기본으로 삼는 곳이라는 점을 환기했다. 모든 구역은 인증을 받은 사람만 출입할 수 있다. 구역별 별도 인증을 부여한다.
건물은 실용 그 자체다. 불필요한 장식 등을 배제하고 기능에 충실하게 만들었다. 반도체 공장(팹)과 유사하다. 일단 건물을 짓고 필요에 따라 서버를 채우는 형태다. 현재 각 세종은 1단계 오픈 상태. 4개 서버실에 각각 600개 랙이 들어갔다. 1개 랙당 최대 52대 서버를 설치한다. 서버 10만대다. 서버실은 시끄럽지만 서늘했다.
“초거대 AI와 같이 높은 연산 처리에 최적화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운영하고 있으며 슈퍼컴퓨터를 클러스터 형태로 대량 구축한 사례도 네이버가 유일하다. 현재 오픈된 공간은 각 세종의 6분의 1에 불과하며 향후 기술 발전과 데이터 증가량에 따라 인프라와 공간을 확장할 것이다.”(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각 세종은 네이버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 학습을 주도한다. 네이버는 각 세종과 각 춘천 그리고 외부 IDC까지 주요 서비스 데이터 이중화와 백업 체계를 갖췄다.
서버 돌아가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이곳을 돌아다니는 것은 네이버랩스의 로봇과 자율주행차다. 로봇의 이름은 ‘가로’와 ‘세로’다. 가로는 물건을 운반하는 용도다. 최대 400kg을 실을 수 있다. 세로는 서버 분출과 적재 등의 역할이다. 가로로 움직여서 가로 세로로 움직여서 세로다. 자율주행차 ‘ALT-B’는 너른 공간을 이동하는 용도다. 임직원과 방문객이 이용한다.
“자산관리까지 로봇이 알아서 데이터를 전송한다. 로봇과 자율주행 등은 모두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기술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에서도 관심을 표하고 있다. 네이버 신사옥 1784와 더불어 각 세종은 산업 현장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새로운 사례를 제시할 것이다.”
네이버랩스 관계자는 각 세종에 지금 각각 2대의 가로·세로가 있다고 했다. 내부 통신망은 롱텀에볼루션(LTE)과 와이파이(Wi-Fi)6 기반이다. 향후 5세대(5G) 이동통신 특화망 ‘이음5G’ 구축을 검토 중이다.
네이버가 IDC 이름을 ‘각’이라고 지은 이유는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합천 해인사 ‘장경각’의 정신과 기술을 계승한다는 뜻에서다. 데이터는 현대의 팔만대장경 IDC는 장경각인 셈이다. 장경각은 당시의 기술을 집약 자연 친화적인 방법으로 팔만대장경을 지쳤다. 각도 마찬가지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각 세종 건축 후 건물과 도로를 제외한 주변 녹지를 모두 복원했다.
노 센터장은 “일본 후쿠시마 지진 강도에도 버틸 수 있는 내진 설계를 적용했고 산불에 대비하기 위해 방수총은 물론 외부 조경 공간에는 스프링쿨러와 열화상 카메라도 설치했다”고 강조했다. 각 춘천 가동 이후 10년 네이버 IDC 무중단·무재해·무사고 비결이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crow@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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