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라이드 제친 토종 반도체 PVD社...주목받는 '바코솔루션'
첫 해외 고객사 장비 발주
2023-11-09 한주엽 기자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석권하고 있는 반도체 전후 공정용 물리기상증착(PVD:Physical Vapor Deposition) 장비 시장에서 토종 기업 바코솔루션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어 반도체 업계에서 화제다.
그간 국산화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온 바코솔루션은 최근 해외 전력반도체 기업으로부터 PVD 장비 발주를 받아냈다. 회사의 첫 해외 고객사 매출이다. 영업 과정에서 어플라이드 등 글로벌 장비 기업과 경합을 벌였으나 합리적 공급 가격 및 맞춤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아 최종 공급사로 낙점됐다.
이현종 바코솔루션 대표는 9일 "그간 공들여 온 해외 전력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지난 10월 첫 장비 발주를 받았다"면서 "이 회사가 사들일 PVD 장비 물량은 십여대 수준이기 때문에 첫 장비를 성공적으로 공급하고 양산 라인에 안착하면 연이은 수주로 연결돼 상당한 매출 성장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VD는 진공 상태에서 재료 타깃에 물리적 힘(플라즈마 등)을 가하고 이 힘에 의해 미세화된 타깃 물질이 웨이퍼나 기타 기판 위로 증착되는 공정 혹은 기술을 의미한다. 다른 말로는 스퍼터링(Sputtering)이라는 용어로 통용된다. 그간 디스플레이 분야에선 일부 PVD 장비를 다루는 국내 기업이 나오긴 했으나 반도체 분야에서 장비를 상용화하고 의미 있는 매출을 내고 있는 회사는 바코솔루션이 처음이다. 반도체 PVD 장비 시장은 어플라이드가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현종 바코솔루션 대표는 글로벌 장비기업 베리안 PVD 엔지니어로 경험을 쌓았다. 회사는 2013년 설립했다. 2016년 네패스를 시작으로 LB세미콘, 하나마이크론 등 패키지 전문 기업에 PVD 장비를 공급한 이력이 있다. 이 대표는 "바코 장비는 외산 대비 50~60% 수준 가격으로 동등 혹은 그 이상 성능을 낸다는 인식이 고객사에 완전하게 각인됐다"면서 "2016년 이후 이들 기업이 구매하는 웨이퍼레벨패키지(WLP),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DDIC) 범프 공정용 PVD 장비는 전량 바코가 공급했다"고 했다.
공정 장비의 플랫폼(백본 설비)도 브룩스오토메이션 등으로부터 구매하지 않고 직접 설계 개발에 성공하며 내재화했다. 경쟁사보다 장비 값이 저렴한데도 높은 이익률을 낼 수 있는 비결이다. 지난해 바코솔루션은 매출 98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익률은 26.5%였다. 이 대표는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대폭 늘어난 130~14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250억원~300억원 매출을 기대한다"고 했다.
바코솔루션은 경기도 용인 클러스터 단지 부근 1500평 규모 신축 공장을 건축 중이다.
디일렉=한주엽 기자 powerusr@bestwatersport.com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자동차전장·ICT부품 분야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