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반도체 후공정 기업 엔지온 인수 '재추진'
"무산된 인수 협상 다시 진행 중, 곧 매각 성사될 것"
두산, 후공정 턴키 서비스 위해서는 추가 투자 필수적
2023-12-05 노태민 기자
두산그룹이 반도체 후공정 기업 엔지온 인수를 다시 추진한다. 두산테스나와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M&A다. 다만, 엔지온은 일부 패키징 공정만 가지고 있어, 턴키 서비스 구축을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엔지온 인수를 위한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엔지온은 웨이퍼 테스트 후 필요한 웨이퍼 백그라인딩, 쏘잉, 리콘 공정 등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백그라인딩과 쏘잉은 각각 웨이퍼 뒷면을 연마하는 공정과 칩을 개별 분리하는 공정으로 패키징을 위해 필요한 작업이다. 리콘은 양품 칩을 골라 재배열하는 공정이다.
두산그룹의 엔지온 인수를 추진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상반기 두산테스나는 엔지온 인수를 위한 실사에 착수했으나, 장비 노후화 등의 이유로 협상이 결렬됐었다. 이후 두산은 에이팩트 등 후공정 기업 인수를 검토했으나, 다시 엔지온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무산된 인수 협상이 다시 진행 중이며, 곧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엔지온 인수 과정에서 논의되던 매각 금액은 250억~300억원 가량이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에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이 엔지온 인수를 재추진하는 건, 지난해 인수한 두산테스나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앞서 두산은 지난해 4월 국내 1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인 테스나를 인수했다. 엔지온을 인수하면 두 가지 측면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는 후공정 턴키 서비스 구축이다. 후공정을 크게 웨이퍼 테스트, 패키징, 패키지 테스트 등으로 나눈다면, 두산테스나는 웨이퍼 테스트와 패키지 테스트 사업만을 영위하는 전형적인 테스트 하우스다. 특히 웨이퍼 테스트의 매출 비중이 95.8%로 월등히 높다. 패키징을 내재화해 턴키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면, 패키지 테스트 매출까지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엔지온의 주력 매출이 CIS란 점이다. 두산테스나의 주요 매출처와 겹친다. 두산테스나의 주력 사업인 CIS쪽 턴키 서비스를 구축해, 패키징 노하우를 쌓으려는 의도인 것으로 읽힌다. 다만, 두산테스나의 턴키 서비스 구축을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엔지온은 백그라인딩, 쏘잉, 리콘 공정 등 일부 공정만 제공한다.
한편, 엔지온은 지난해 연매출 212억원, 영업이익 1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120여명 가량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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