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티씨, 글로벌 반도체 신규 고객사 확보 '가시권'
북미에 본사 둔 반도체기업에 2025년 공급 기대
2024-12-11 한주엽 기자
반도체 식각장비 전문기업 에이피티씨가 북미에 본사를 둔 글로벌 톱 수준의 반도체 회사에 협력사 등록을 완료했다. 협력사 등록은 장비 평가나 거래가 이뤄지기 전에 하는 것이다. 그간 해외 영업 활동이 일정한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피티씨는 그간 SK하이닉스 한 곳과만 거래하며 성장해왔다.
최우형 에이피티씨 대표는 11일 "한 달 전에 미국 회사 한 곳에 업체(협력사) 등록이 이뤄졌다"면서 "이 과정이 이뤄져야 장비 공급을 위한 상호 논의를 활발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정식 공급 시기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다. 그러나 '베스트 시나리오' 대로 간다면 2년 내 장비 공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 분석이다.
업체 등록 후에는 웨이퍼를 주고받으면서 테스트 과정을 거친다. 고객사가 일부 가공을 마친 웨이퍼를 보내면 장비사가 그 웨이퍼를 자사 장비에 집어넣어 특정 가공 작업을 한 후에 다시 고객사로 보내게 된다. 이런 과정이 여러 차례 이뤄진 후 특성이 잘 나오면 데모 장비를 들여놓는다. 여기서도 통과가 이뤄지면 정식으로 장비 공급이 되는 것이 일반적인 첫 거래 과정이다.
에이피티씨는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를 제외하면 국내 중소업체로는 유일하게 식각장비를 만들어서 파는 회사다. 식각은 반도체 웨이퍼 가공 공정의 핵심이다. 반도체 웨이퍼는 찍고(노광), 덮고(증착), 씻고(세정), 깎는(식각) 과정의 연속이다. 정밀하게 패턴을 깎아 내거나 구멍을 뚫을 때 식각 장비가 쓰인다. 에이피티씨는 현재 실리콘 및 폴리실리콘을 깎는 폴리 식각 장비 두 모델과 메탈 막질(알루미늄, 텅스텐 등)을 깎는 메탈 식각 장비 한 종을 SK하이닉스로 공급 중이다. 신규 폴리 식각 장비 한 종이 현재 테스트 중이며, 새로운 먹거리로 옥사이드 식각 장비를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전문가는 "에이피티씨는 해외 장비사인 도쿄일렉트론과 램리서치의 견제용 도구로도 활용되기 때문에 존재 그 이유 만으로도 고객사 입장에선 가치가 높다"고 했다.
다만 메모리 가격 하락에 따른 투자 절벽으로 올해 반도체 장비 기업 실적은 대부분 급락했다. 에이피티씨 올해 실적도 전년 대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그러나 "보유 중인 현금이 대부분 달러이고, 환차익을 일부 본 게 있어서 순이익 지표는 영업이익 지표보다는 훨씬 나은 수준"이라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나아진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와 같은 불황 상황을 기회로 만들자고 생각해서 직원 교육과 해외 신규 고객사 발굴에 역량을 집중했다"고도 했다.
디일렉=한주엽 기자 powerusr@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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