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화인켐, '반도체용 PR' 가격 또 올린다
KrF, I-line 등 PR 10~20% 수준 인상 요청
반도체 업계 수익성에도 악영향 끼칠 듯
2023-12-11 노태민 기자
동우화인켐이 반도체 노광 공정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PR) 가격 인상을 준비 중이다. 원재료, 인건비 등이 상승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동우화인켐의 제품가 인상에 대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다운턴으로 인해 국내 반도체 기업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하거나, 겨우 면한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동우화인켐이 불화크립톤(KrF), l-line PR 가격 인상 의사를 국내 반도체 기업에 전달했다. 인상폭은 제품마다 다르지만, 10~20%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PR은 반도체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로 빛에 반응해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감광액의 일종이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회로 패턴을 새기는 데 사용된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동우화인켐의 가격 인상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PR 가격 인상이 국내 반도체 기업의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업계 관계자는 "PR 가격이 상승하면 파운드리 입장에서는 고객사(팹리스)에 일정 부분 전가할 수밖에 없다"며 "동우화인켐의 PR 가격 인상이 파운드리뿐 아니라, 팹리스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우화인켐은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100% 자회사로 PR 등 노광 공정용 소재 외에도,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암모니아수 등을 생산해 국내 반도체 기업에 공급 중이다. 동우화인켐이 가격 인상을 요청한 까닭은 모노머, 폴리머 등 PR 원재료 가격 상승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동우화인켐의 경우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최근 몇 년 동안 KrF, I-line PR 제품 가격 인상을 진행했다"며 "매년 1000억원 이상을 모기업에 배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 기업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주장이 납득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동우화인켐은 지난 5년간 평균 1204억원 수준의 배당을 모기업 스미토모화학에 지급해 왔다. 반도체 다운턴이 시작된 지난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에도 당기순이익 1708억원 중 1073억원을 모기업에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62.8% 수준이다.
한편, 국내 반도체 소재 업계 전반은 고객사의 요청에 따른 추가 가격 인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소재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다운턴이 시작되면서 고객사들의 가격 인하 요청이 있었다"며 "가격 협상력이 떨어지는 중소, 중견 기업의 경우 기업이 휘청일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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