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OLED 준비 차질없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명

삼성디스플레이 방문... 내년 4월 1일 투자 계획 확정

2018-11-25     한주엽·이수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 방문해 업무 및 투자 방향성 보고를 받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달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찾아 이동훈 사장 등 경영진으로부터 '차세대 제품 개발 현황 및 투자 전략'을 주제로 심층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보고회 화두는 TV용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한갑수 부사장과 이종혁 전무가 이끌고 있다. 이번 방문은 '중간점검' 성격이 짙다. 이 부회장은 "내년 4월 1일 물건(개발품) 보고 투자 방향 정하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차세대 TV 시장을 경쟁사에 뺏기지 않도록 준비를 단단히 해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업 실무진은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을 '그간 손놓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미의 질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은 올해 초 출소 직후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찾아 현안 보고를 받았다. 이때 '대형 OLED 사업 재검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에서 TV 사업을 맡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수 년전 OLED TV 패널과 완성품 시제품만 외부에 공개했을 뿐 양산에는 나서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 LG전자와는 다른 행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부회장 사업 재검토 지시 이후 LG와 차별되면서도 양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검토했다.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QD(퀀텀닷) 컬러필터를 활용한 OLED이다. QD OLED는 청색 발광 재료를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 위에 깔고 QD 컬러필터를 활용, 색 재현성을 높이면서 원가까지 낮출 수 있는 기술로 알려졌다. 빛이 닿으면 발광(PL:Photo Luminescence)하는 QD의 특성을 OLED의 컬러필터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발광재료는 청색 한 가지만을 사용하므로 기존 적록청(RGB) 유기물 증착시 발생했던 기판 처짐 문제가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 컬러필터에 생산에는 잉크젯 방식,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 생산은 옥사이드, 유기물을 산소나 수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봉지(인캡슐레이션)는 박막봉지(TFE) 공정을 활용키로 큰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모두 첫 시도여서 각 공정별 도전과제는 산적해 있다. 특히 대형 OLED용 QD 컬러필터 잉크젯 생산 방식은 세계 첫 시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4월까지 개발과 양산성 검증, 투자 방향성을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충남 아산시 탕정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인 L8-1에 파일럿 라인 운용을 위한 핵심 생산 장비 일부를 주문해놓은 상태다. 관건은 10세대 이상 초대형 라인을 운용할 수 있는가다. 65인치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8세대로는 역부족이다. '10세대 라인 직행'이 가능한 지를 내년 4월까지 타진해보라는 것이 이재용 부회장이 남긴 과제다.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우선 L8 라인 전체가 8세대 QD OLED로 전환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근래 몇 년간 이 부회장이 사업장 방문할 일이 거의 없었는데 올해는 두 번씩이나 와서 숙제까지 던져주고 갔다"면서 "당분간 삼성디스플레이 후방 생태계는 이 건으로 바쁜 나날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거래하는 복수의 장비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지금까지 받은 발주만 처리하고 준비하고 있으란 식의 구두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재용 부회장 방문 이후 삼성디스플레이 프로젝트가 매우 급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