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LED 구동칩 업체' 사피엔반도체, "빅테크 협업, 2027년 퀀텀점프"
이명희 사피엔반도체 대표, 14일 합병상장 간담회서 밝혀
"초소형부터 초대형까지, 마이크로 LED 구동칩 모두 대응"
"비밀유지계약 체결기업 50곳 이상"...특허 출원·등록 140건
"마이크로디스플레이 분야는 레도스 중점...올레도스도 대응"
2023-12-15 이기종 기자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구동칩 업체 사피엔반도체가 "빅테크 등 글로벌 고객사와 협업 중"이라며 2027년 퀀텀점프를 예고했다. 초소형부터 초대형까지 다양한 크기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구동칩 설계능력을 모두 갖춘 곳은 자신들이 유일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재 사피엔반도체와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한 기업은 50곳 이상이다.
이명희 사피엔반도체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하나머스트7호스팩과의 코스닥 합병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전세계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는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비전으로 6년 전 회사를 설립했다"며 "마이크로 LED 구동칩 선두주자로서 글로벌 고객사와 협업해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사피엔반도체는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를 설계하는 팹리스 업체다. 앞으로 소형과 초소형, 대형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부문에서 개화가 예상되는 마이크로 LED용 구동칩 시장을 사피엔반도체가 노린다.
이명희 대표는 "확장현실(XR)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초소형 마이크로 LED를 말하는 레도스(LEDoS:LED on Silicon)부터, 초대형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까지 다양한 크기 마이크로 LED에 대응할 수 있는 구동칩 업체는 전세계에서 사피엔반도체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빅테크를 포함해 50곳 이상 기업과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하고 제품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캐시카우는 대형 미니 LED용 백라이트유닛(BLU) 부문이다. 고객사는 TCL과 스카이워스, AUO 등이다. 사피엔반도체 성장동력은 대형 마이크로 LED TV·사이니지, 그리고 초소형 디스플레이 실리콘 백플레인 등이다. 대형 마이크로 LED TV·사이니지 부문 고객사는 샤프와 소니, 델, TCL, 스카이워스 등이다. 초소형 디스플레이 실리콘 백플레인 부문은 현재 차량용과 군사·전문가용 제품을 개발 중이고, XR 기기 출시를 위해 빅테크 등과 협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마이크로디스플레이(1인치 내외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엘코스(LCoS:LC on Silicon)와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 레도스 3가지 대표기술 가운데 사피엔반도체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레도스"라며 "올레도스는 고객사 사례별로 개발·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나 LG 등 주요 고객사가 올레도스나 레도스에 집중하고 있다"며 "고객사 전략에 맞춰 백플레인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엘코스와 올레도스, 레도스 모두 실리콘 기판을 사용하지만 레도스 성능이 가장 우수하다"며 "증강현실(AR)은 화소 크기가 5마이크로미터(um) 이하여서 레도스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R은 실재세계에 가상세계를 덧입히기 때문에 휘도(밝기)에서 강점이 있는 레도스가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피엔반도체는 투자설명서에 2024~2026년 연구개발비용 3500억원 가운데 40%에 가까운 1300억원을 레도스 양산에 필요한 마스크 세트 개발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워치 등 스마트워치 같은 소형 제품에 마이크로 LED가 적용될 것이란 점도 기대요인이다. 이 대표는 "주요 빅테크가 마이크로 LED 스마트워치를 2~3년 안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피엔반도체가 보유 중인 출원(신청)·등록특허는 140여건이다. 그는 "140여건의 특허가 주로 픽셀 드라이버 회로와 그 주변을 제어하는 기술"이라며 "이것이 경쟁사에 대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매년 20건 이상 특허를 출원할 계획"이란 내용도 덧붙였다.
이 대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마이크로 LED 시장이 언제 열리느냐'다. 그는 "그 시기를 올해로 본다"며 "과거에는 마이크로 LED에 투자한다고 하면 대부분 기술 투자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2022~2023년 사이 오스람이 애플과 1조원 이상을 말레이시아 팹에 투자하고 내년부터 양산한다고 밝혔고, 사피엔반도체 고객사인 프랑스 기업 한 곳도 지금 공장을 완공하고 양산을 시작했다"며 "중국 HC세미텍, 산안 등 기존 미니 LED 업체도 상당한 규모로 마이크로 LED에 투자해 내년 제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이크로 LED가 본격 양산되면 가격과 물량, 시설 등이 안정될 것"이라며 "이에 맞춰서 애플워치, 갤럭시워치, 구글워치, 메타 제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응용처에서) 마이크로 LED 침투율이 확대될 경우, LED가 반도체인데 LED를 구동하는 백플레인도 실리콘 반도체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라며 "향후 디스플레이 산업은 기존 유리기판 중심 장치산업에서 반도체 산업으로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사피엔반도체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72억원, 영업손실 28억원, 당기순손실 71억원 등이다. 투자설명서에 밝힌 연도별 매출 전망치는 2023년 35억원, 2024년 171억원, 2025년 435억원, 2026년 1216억원, 2027년 3170억원 등이다. 회사 측은 2025년 흑자전환을 기대했다.
사피엔반도체와 하나머스트7호스팩의 합병은 스팩 소멸 방식으로 진행한다. 합병비율은 1대 0.1304648이다. 합병상장 후 사피엔반도체의 예상 시가총액은 약 1200억원이다. 합병 후 유통제한물량은 전체 발행주식 수의 80%다. 합병상장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는 이달 22일 열린다. 합병기일은 2024년 1월24일,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2024년 2월19일이다. 합병 유입자금 80억원 가운데 44%는 연구개발, 56%는 연구인력 충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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