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6세대 LTPS LCD' B20 라인에 OLED 라인 설치 검토
"LCD→OLED 변경 또는 OLED 라인 추가 설치 중 결정할 것" 관측
"BOE, 새로운 6세대 OLED 라인서 애플 IT 제품 대응할 것" 풀이도
11월 발표한 BOE의 IT용 8세대 OLED 라인은 양산까지 여러해 필요
2023-12-19 이기종 기자
중국 BOE가 월 45K 규모 6세대 LTPS LCD 라인으로 기획하고 장비도 발주하기 시작한 B20 라인에 월 30K 규모 OLED 라인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계획을 일부 변경하는 안과, 기존에 계획한 공장 옆에 OLED 라인을 추가 건설하는 안 가운데 BOE가 조만간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BOE가 6세대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박막트랜지스터(TFT)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으로 기획했던 베이징 B20 라인에 OLED 라인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B20 라인은 6세대 LTPS LCD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등 생산을 목표로 기획된 라인이다. 규모는 유리원판 투입기준 월 4만5000(45K)장이다. 업계 관계자 A는 "BOE 입장에서 하이엔드 차량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LTPS LCD 라인이 필요한데, LTPS LCD만으로는 자국 정부 지원금을 받기 어려워 마이크로 LED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라인을 함께 구성하는 방향으로 B20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BOE는 전세계 차량 디스플레이 시장 1위 업체지만, 아직 저부가제품인 비정질실리콘(a-Si) LCD 비중이 크다. LG디스플레이가 스스로를 '하이엔드 차량 디스플레이 1위 업체'라고 자평하는 배경에는 LTPS LCD와 OLED로 만든 차량 디스플레이 부문의 높은 점유율이 있다. 또, B20의 마이크로 LED는 증강현실(AR) 등 확장현실(XR) 기기 적용을 기대할 수 있다. 잠재 고객사는 메타(옛 페이스북) 등이다.
업계에선 B20 라인이 LTPS 또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TFT로 기획됐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6세대 OLED 라인으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BOE가 'B20 기존 계획을 변경해 초반부터 LCD 대신 OLED 라인을 설치하는 안'과, '기존에 계획했던 B20 라인 옆에 OLED 라인을 추가 설치하는 안'을 검토한 뒤 조만간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검토 중인 B20 라인의 OLED 투자규모는 6세대 유리원판 투입기준 월 30K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 B는 "BOE의 B20 라인 투자가 집행 중이지만 LCD에서 OLED로 설비가 일부 변경되고 있다"며 "청두 B7 등에서 근무했던 이들 중 일부가 B20로 전환배치되고 있다"고 밝혔다. B7은 6세대 OLED 라인이다. 업계 관계자 C는 "(BOE가) B20 라인에 증착기 투자를 고려하는 것 같다"며 "공간과 투자비를 계산 중"이라고 말했다. 증착기는 OLED 화소를 형성하기 위한 장비로, LCD 라인에는 필요없는 장비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증착기 업체 일본 캐논토키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BOE와 캐논토키 고위 관계자가 만났는데, 이때 IT용 8세대 OLED 증착기는 물론 6세대 OLED 증착기도 논의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IT용 8세대 OLED 1단계 라인용 증착기를 제작 중인 캐논토키가, 당장 BOE에 IT용 8세대 OLED 증착기를 만들어주긴 어렵지만, 6세대 OLED 증착기는 8개월 정도면 제작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발주하면 내년 3분기 반입을 기대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선 BOE가 B20에 OLED 라인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애플 IT 제품 OLED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풀이를 내놓는다. 현재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에 첫선을 보이는 애플 아이패드 OLED를 개발 중인데, BOE는 이 개발과제에 참여하지 못했다.
BOE는 충칭 B12의 3단계 라인에서 차량·IT용 OLED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아직 애플 IT 제품에 대응할 수 있는 별도 IT용 OLED 라인은 없다. BOE가 넘어서겠다는 목표로 잡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패드 OLED를 양산하기 위해 지난 2021년 8월 3조3000억원을 파주 E6-4 라인에 투자한 바 있다. 지난 18일 LG디스플레이의 유상증자 계획을 보면, E6-4 라인에는 내년 초 추가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BOE가 지난달 IT용 8세대 OLED 생산을 위해 B16 청두에 11조4000억원(630억위안)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곳에 8세대 OLED 증착기를 반입하고 양산에 들어가려면 아직 여러 해가 필요하다. 업계에서 "BOE가 당장 수요와 기술력 모두 불확실한 IT용 8세대 OLED 양산 이전에, 아이패드 OLED에 대응할 수 있는 6세대 OLED 라인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BOE가 현재 6세대 OLED 라인인 청두 B7과 면양 B11, 충칭 B12 라인 가동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IT용 OLED 대응을 위해 6세대 OLED 라인에 추가 투자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BOE는 과거 B7에서 아이폰 OLED를 만들었고, 최근에는 B11에서 아이폰 OLED를 양산 중이다. BOE와 전략적 협력관계에 있는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이 살아나는 것은 BOE에 긍정적 환경이지만, 최근 LCD 업황 악화는 부담이다.
또, BOE가 B20 라인에 OLED를 투자하려면 이미 LCD 라인 구축을 위해 발주가 나간 장비에 대한 해결책도 필요하다는 관측도 있다. BOE가 캐논토키에 발주한 적(R)녹(G)청(B) 컬러필터용 노광기 11대가 대표적이다. 액수만 2000억원이다. 6세대 OLED는 서브픽셀에서 빛과 색을 모두 내기 때문에 컬러필터 형성 공정이 필요없다. 캐논토키 같은 일본 장비업체를 상대로는 장비 발주 취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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