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SK이노 배터리 공장 수주전 본격화

美조지아 공장 대상

2019-08-06     이수환 기자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 조성되는 SK이노베이션 전기차(EV) 배터리 공장을 두고 국내 배터리 업계의 수주 경쟁이 본격화됐다. 지난 3월 기공식이 이뤄진 미국 공장은 연간 9.8기가와트시(GWh)의 배터리를 만든다. 2022년부터 양산된다. 2025년까지 누적으로 2조원 가까이 투자가 이뤄진다. 헝가리 코마롬, 중국 장쑤성 창저우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 미국 공장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협력사의 수주 경쟁도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6일 SK이노베이션이 하반기부터 미국 조지아 배터리 공장 투자를 시작했다. 국내 협력사로는 엔에스가 7월 126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뒤이어 엠플러스가 148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로 잘 알려진 톱텍도 SK배터리아메리카(SK Battery America)에 배터리 장비를 공급했다. 업계에선 물류 장비로 추정하고 있다. 경쟁사인 에스에프에이의 물류 장비 기술을 벤치마킹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엔에스와 엠플러스는 양극과 음극 소재를 적절한 길이로 자르는 노칭(Notching)을 비롯해 배터리 내부 소재를 층층이 쌓는 스태킹(Stacking), 내부 가스를 제거하는 디개싱(Degassing)을 비롯한 조립공정 장비가 전문이다. 양사 모두 ‘턴키’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언제든 서로의 영역에 진입할 수 있다. 일단 헝가리와 미국 공장은 역할이 정해졌다. 엔에스가 디개싱, 엠플러스가 나머지 조립공정 장비를 담당한다. 헝가리 공장의 장비 설계를 그대로 활용할 경우 피앤이솔루션도 수혜가 예상된다. 이 업체는 조립이 끝난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주는 포메이션(Formation)과 성능, 수명 검사를 위한 싸이클러(Cycler) 장비를 만든다. 포메이션 장비는 국내에서 사실상 독점이다. 일부 경쟁사가 있으나 규모와 성능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모두 피앤이솔루션 제품을 쓴다. 물류 장비는 에스에프에이가 톱텍과 경쟁한다. 에스에프에이는 그동안 국내 유일의 배터리 물류 장비 업체로 알려졌다. 톱텍이 SK이노베이션과 인연을 맺으면서 디스플레이에 이어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 구도가 펼쳐지게 됐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최근 1~2년 사이 수주가 급증하면서 배터리 수주잔고는 1분기 말 기준으로 50조원 수준에 달한다. 연간 약 5GWh 수준인 생산량도 20배인 100GWh로 키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협력사들은 2025년까지 올해와 비슷한 엇비슷한 규모의 수주를 꾸준히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