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 15년…SKT·KT·LGU+, 2024년 화두 ‘눈에 보이는 성과’
유영상 SKT 대표, “시장, 실질적 성과 기대”
김영섭 KT 대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감한 실행”
황현식 LGU+ 대표, “플랫폼 사업, 성과 연결 집중”
2024-01-02 윤상호 기자
갑진년이 시작했다. 통신 업계는 ‘체질 개선’과 ‘성과’를 화두로 삼았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인공지능(AI)’ KT는 ‘디지털 전환(DX)’ LG유플러스는 ‘플랫폼’을 강조했다. 결국은 통신 외 먹거리를 찾기 위해 변해야 한다는 의미다. 2000년대 후반부터 통신사가 줄곧 고민해 온 지점이다. 또 이제 ‘고심의 답을 내놔야 할 때’라는 점을 환기했다.
2일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는 임직원에게 최고경영자(CEO) 신년사를 공유하고 새해 업무에 착수했다. 3사 대표는 시무식 없이 이메일과 영상 등으로 2024년 전략을 당부했다.
올해의 지향점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컴퍼니’ ▲KT는 ‘DX 파트너’ ▲LG유플러스는 ‘플랫폼 회사’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023년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했다. AI 회사로 일신하기 위해서다. ▲AI 인프라 ▲AI 전환(AIX) ▲AI 서비스로 이뤄졌다. 기존 사업의 AIX와 AI 신사업으로 구성했다. SK브로드밴드의 방향은 모회사인 SK텔레콤의 목표와 다르지 않다.
김영섭 KT 대표는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KT를 통신기술(CT) 중심 사업에서 정보기술(IT) 전문성을 높여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도록 매진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2022년 ‘유플러스 3.0’을 제시했다. ▲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케어 ▲웹3.0 기반 플랫폼 중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다.
통신 업계는 ▲2008년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현 SK브로드밴드) ▲2009년 KT-KTF 합병(현 KT) ▲2010년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합병(현 LG유플러스) 등 2000년대 후반 전국 유무선 4개 통신사 체제로 재편했다.
이후 각사는 대표가 바뀔 때마다 포장을 다시 했지만 결국 통신 이외의 사업 확대를 추진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들은 통신사라는 외향과 인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4년과 예년의 차이점은 ‘결과’다. 15년째 ‘눈에 보이는 실적’이 없는 목표는 무의미하다는데 통신사 CEO 모두 뜻을 같이했다.
유 대표는 “시장은 우리에게 ▲고객 지표 ▲매출 ▲영업이익 등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라며 “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사업은 빠르게 키우고 기존 사업과 서비스는 AI와 결합해 더 큰 성과를 만들어 내자”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감한 실행”이라며 “고객·역량·실질·화합이라는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힘차게 도전해 보자”라고 전했다.
황 대표는 “고객 경험 혁신과 플랫폼 사업 성공이 DX 역량에 좌우되는 만큼 올해는 DX 수준을 높여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통 과제는 ‘조직문화 혁신’이다. 회사 문화가 달라져야 임직원도 바뀐다. 임직원이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신사업도 탄력을 받는다.
유 대표는 “수익·비용·자산 구조 재정비를 통해 단단한 체력을 갖추고 변화를 지속할 수 있는 조직문화·관리체계 등 운영 시스템도 글로벌 AI 컴퍼니 비전에 맞게 개선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박진효 SK브로드밴드 대표는 “AI 컴퍼니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조직과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학습하며 성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함께 혁신하고 함께 성장하며 함께 보람을 나눌 수 있도록 하자”라고 기원했다.
황 대표는 “모든 조직이 같은 목표 아래 달려가는 공동체임을 잊지 말고 협업해 달라”며 “열심히 한다고 해도 무엇을 위해 하는지 명확하지 않으면 방향을 잃기 쉽다는 것을 잊지 말고 구성원 모두가 뚜렷한 계획 아래 빠르게 움직이는 실행을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통신사 주요 전장은 기업 대상 사업(B2B)이 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인프라 사업을 주목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DX 시장을 겨냥했다.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플랫폼 등 무게 중심은 다르지만 겹치는 영역이다.
개인 대상 사업(B2C)은 본업을 지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여겨진다. 무선은 5세대(5G) 이동통신 전환이 막바지다. 유선은 인터넷(IP)TV와 온라인콘텐츠서비스(OTT) 경쟁이 심화했다. 외부 환경도 비우호적이다. 오는 4월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있다. 가계통신비 완화는 선거 단골 공약이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crow@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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