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아이템 '부분유료화' 시대의 종말이 감지된다
복합하고 과도한 부분유료화에 피로감
MZ세대의 콘텐츠 소비 패턴은 '짧게'와 '단순'
2024-01-05 김성진 기자
’게임 아이템 부분유료화‘에 대한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산업의 성장세를 이끌었던 과금체제인 아이템 부분유료화 방식은 새로운 콘텐츠 소비 트렌드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다.
MZ세대는 콘텐츠 홍수의 시대를 살면서 짧은 시간에 편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호한다. 유튜브에 익숙한 그들은 유튜브의 영상 분량 10~20분에 몰입한다. 이조차도 ‘건너뛰기’ 등으로 수동적으로 기다리지 않는다.
국내 2023년 4월 기준으로, 유튜브의 국내 이용 점유율은 91.8%에 달한다. 이는 넷플릭스(59.6%)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치다(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이러한 콘텐츠 소비 패턴은 요금제와 불가분의 관계이다.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무료이나 매월 정액제 요금을 선택하면 광고가 제거되어 광고 시간까지 없앨 수 있다. 넷플릭스와 티빙, 디즈니플러스 등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이나 멜론 등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역시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MZ세대의 대표적인 플랫폼들의 콘텐츠와 요금제에 매우 익숙한 이들은 온라인게임에서 다소 낯선 부분유료화와 마주치게 되는 셈이다.
플레이타임이 사실상 끝이 없는 게임의 장르는 대표적으로 ‘대규모 역할 수행 롤플레잉 게임(MMORPG)’이다. 지난 4일 카카오게임즈가 대규모 쇼케이스를 개최하며 소개했던 ‘롬’ 또한 MMORPG이다.
게임계에서 MMORPG로 대표되는 롤플레잉(RPG) 장르는 논란의 ‘확률형 아이템’이 매출을 이끄는 핵심 도구. 하지만 과거의 이용자들과 달리 MZ세대들은 하나의 콘텐츠를 몇 시간이고 몰입하려 하지 않고 그럴 시간도 없다.
특히 이용자들은 게임 내의 중요한 분기점에선 반드시 ‘뽑기’를 해야 하며 콘텐츠를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한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뽑고’ 또 반복해서 ‘결제’를 해야 한다. MZ세대에게 어필할 수 없는 주요한 원인이다.
작년부터 눈에 띄는 성장을 나타내고 있는 캐주얼 게임과 방치형 게임의 약진은 MZ세대의 소비 패턴에 부합된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2019년과 비교해 작년 수집형 RPG는 12.7%에서 17.7%로 성장하였으며, 1.7%로 방치형 RPG의 경우 4.4%를 기록하며 3위로 올라섰다.
방치형 게임은 이용자의 특별한 조작없이 자동으로 플레이가 진행되는 것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노트북이나 아이패드 옆에 놓고 게임만 실행시킨 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치한다.
방치형 장르는 소리소문없이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좋은 사례이다. 여전히 부분유료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나 시장의 변화는 이미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업계에 20년간 몸담은 한 현직 게임기획자는 “최근에는 결제의 단순화를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극단적으로 매월 정액제나 일시불 1회 결제까지 얘기가 나오긴 한다”고 말했다. 또 “분명한 점은 복잡한 부분유료화, 뽑기 등은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매우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harang@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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