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꿈의 배터리' 전고체 울산서 만든다

S라인 생산 공법 변경 진행중 양산 계획 수립은 내년부터

2024-01-11     이수환 전문기자
삼성SDI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국내 울산 공장서 진행한다. 수원에 마련된 파일럿 'S라인'의 생산 공법도 올해부터 양산 시점에 맞춰 바뀐다. 울산 공장에도 S라인을 통해 확보한 노하우를 내년 초부터 구체화할 계획이다. 전고체는 화재나 폭발 위험이 없고 전기차 주행거리를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배터리(LiB) 대비 50% 이상 늘릴 수 있는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삼성SDI는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마련하고 양산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부터 전고체 S라인 생산 공법에 변화를 준다. 물을 이용한 온간정수압(WIP:Warm Istactic Press)과 함께 롤 가압(롤프레싱:Roll pressing)이 추가된다. 관련 장비 입고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고체 배터리는 핵심소재를 하나로 단단하게 뭉치기 위한 고온‧고압의 소결 프레싱 과정이 필수적이다. 고체 전해질이 양극, 음극에 효과적으로 스며들어야 성능과 특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소결 압력이 상당히 높아야 한다는 점이다. 최소 100메가파스칼(MPa) 이상이다. 100MPa는 수심 10㎞ 깊에서 가해지는 압력이다. 지구에서 가장 깊은 수심 1만m 이상의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 수준의 압력이다. 삼성SDI는 400MPa 혹은 600MPa로 전고체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 이런 고온‧고압 환경을 만들기 위해 배터리 셀을 물탱크에 넣는 WIP 공법을 쓴다. 다만 이 방식은 물을 이용하므로 반드시 밀봉 과정이 필요하다. 배터리 셀 하나를 처리하는데 30분 가량이 걸린다. 기존 배터리 프레싱은 분당 15개 이상이다. 이런 속도로는 생산성을 맞추기 어렵다. 낮은 생산성은 전고체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걸림돌이다. 롤프레싱을 사용할 경우 WIP에서 사용하던 밀봉 과정이 없기 때문에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양극층, 음극층을 만들기 위해 고온‧고압의 롤프레상을 거쳤는데, 고체 전해질 소결을 위한 별도의 압력 과정은 고난도 공정 기술이 필수적이다. 각 소재를 모든 방향에서 일정한 힘으로 강하게 눌러줘야 하기 때문이다. S라인 개조 작업은 이르면 내달부터 이뤄진다. 국내 협력사에 롤프레스 장비 발주를 진행한 상태다. 롤프레싱으로 만든 전고체 배터리의 성능과 안정성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울산 공장에 추가 파일럿 라인도 구축한다. 내년부터 울산 공장에 차세대 S라인이 도입될 전망이다. 이런 속도로 연구‧개발(R&D)이 이뤄지면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의 본격 양산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7월 국내 배터리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조성했다. 12월에는 중·대형 전지 사업부 직속 조직으로 'ASB(All Solid Battery) 사업화 추진팀'도 신설했다. 최초 고객사는 BMW가 꼽힌다. 삼성SDI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주요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전고체 배터리 로드맵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디일렉=이수환 전문기자 shulee@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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