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SK온의 새로운 선택 '원통형'...수석부회장의 생각은?

2024-01-16     안영희 PD
 
  <인터뷰 원문>
진행 : 디일렉 이도윤 편집국장
출연 : 디일렉 이수환 전문기자
 

-오늘 마지막 순서인데요. 배터리 쪽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배터리 아저씨, 배터리 삼촌, 배터리 오빠 이수환 전문기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수환입니다. 다 그렇네요, 편한 대로 불러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나는 안 되잖아요, 배터리 이모는 안 되는 거니까. 오늘 SK온 얘기를 할 텐데 미국 CES 2024에 최태원 회장의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이죠. 최재원 부회장이 또 가서 얘기를 좀 했어요.

“저희가 2023년 11월 말에 SK온이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 이후에 여러 군데에서 후속 보도가 좀 있었고. 또 기자들이 마침 그걸 주제로 수석부회장에게 질문을 하니까. 의도는 모르겠지만, 이미 기사는 나올 대로 나왔으니까. “대단한 진전이 있었다” 이런 식의 취지의 발언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SK온과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인연, 이걸 과거 역사와 함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넘어가기 전에 우리가 2023년 11월 말?

“11월 거의 마지막 날이었던 것 같아요.”

-영상을 찍은 건 아마 12월 초에 나갔었고요. 그때도 우리 이 전문기자께서 얘기했던 게 “SK 오너의 아주 독특한 접근 방식” 이런 얘기 하셨죠? 업계하고 순서가 거꾸로 가는 그런 것도 얘기하셨는데. 아무튼 일단은 최재원 부회장의 입으로 원통형 배터리를 자기들이 하고 있고.

“개발을 하고 있고.”

-뭔가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했으니까. 그러면 이 스토리를 다시 한 번 쭉 얘기해주실 수 있어요?

“일단 이 이야기를 하려면 SK그룹의 배터리 사업에 대해서 짧게나마 언급을 하고 가야 됩니다. 사실 2020년에 SK와 LG의 배터리 소송전이 벌어지게 되는데. 그걸 계기로 SK그룹은 전사적으로 본인들이 갑자기 LG의 인력을 뽑아와서 배터리 사업을 한 게 아니고 아주 오래전부터. 여기서 아주 오래전이라고 하면 선대 회장까지 얘기를 하는 거고요. 유공 시절부터 차세대 에너지에 대한 고민들을 해왔고. 또 그룹의 사사를 전부 다 뒤져서 본인들이 배터리 사업을 갑자기 번갯불에 콩 구워 먹으러 나온 게 아니고,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왔다는 얘기를 했는데요. 그래서 제가 몇 가지를 찾아봤습니다. 1992년 10월 24일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정부에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G7’이라고 차세대에 먹고 살 수 있는 여러 가지 아이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요. 여기서 재밌는 얘기가 나옵니다. 당시 지금의 LG죠, 금성마이크로닉스와 한국표준원이 소형 니켈 수소 전지를 개발 중이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똑같이 니켈 수소 전지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유공은 독일의 ABB, 우리나라로 치면 LS일렉트릭 같은 회사죠. 독일 ABB랑 공동으로 나트륨 유황 전지 생산을 검토 중이다. 그리고 또 세방전지도 니켈 아연 전지 개발을 하고 있다. G7 과제라고 나와 있는데. 1992년이면 88올림픽 끝나고 한 4년 정도, 그러니까 대전 엑스포 하기도 전이죠.”

-그렇죠, YS로 바뀌기 바로 전이니까 아주 오래되었죠.

“그러고 나서 SK그룹이 배터리를 막 개발을 했겠죠. 그런데 아시겠지만 유공이라는 회사 자체가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건 결국 석유죠.”

-기름이에요.

“그런데 기름의 많은 소비원이 바로 자동차입니다. 또 단순히 연료뿐만이 아니라 엔진오일, 윤활유 이런 것들도 전부 석유 부산물로서 나오는 것들이기 때문에. 본인들은 배터리를 만들더라도 자동차에 적용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거예요. 그래서 돌이켜보면 SK그룹에서 올려놓은 얘기를 보면 90년대 중반, 그러니까 SK텔레콤(구 대한텔레콤) 이후에 본인들이 직접 스마트폰도. 그때 당시에는 휴대폰이죠. 휴대폰에 당연히 배터리가 들어갈 거 아닙니까? 그래서 1998년에 원통형 배터리를 만듭니다. 만들긴 만드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대부분 벽돌폰이었고, 이 벽돌폰이나 아니면 노트북이나 이런 데 들어가는 배터리는 전부 원통형이었습니다. 원통형을 각형으로 패키징을 해서 우리가 피처폰 이런 데다가 갈아 끼웠던 거였거든요. 당시 개발했던 주체가 SKC였고. 그런데 SKC에서는 여러 가지로 소형 전지부터 할 거냐, 아니면 대형 전기차에 탑재할 배터리를 할 거냐 해서 선택을 한 거죠. 전기차에 우선적으로 적용하자. 그런데 당시만 하더라도 전기차라는 것 자체는 굉장히 요원한 일이었어요.”

-그러니까 그 컨셉이 없었을 때 아니에요.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조금이라도, 상용차의 콘셉트화나 이런 게 아니라 좀 나와서 한 건데 그로부터 10여 년 뒤의 일입니다. 그래서 먼저 잘 아시겠지만 LG화학에서 GM에 2008년에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하게 되죠. 그 비슷한 시기에 SK그룹은 다임러그룹에 배터리 공급을 하게 되고요. 그런데 그 와중에 SK는 전기차만을 처음부터 노렸지만, LG나 삼성SDI는 아까 말씀드린 소형 원통형 배터리 사업을 먼저 사업화를 한 거죠. 그럼 그걸 어디다 팔 거냐. 노트북, 그다음에 전동공구 이런 데다가 팔았던 거예요. 그런데 팔고 나서 굉장히 부침이 심했어요. 왜냐하면 갑자기 델 노트북에서 불 나고, 그게 2000년대 초반 당시에 아주 난리였죠. 그다음에 소니 노트북에서도 화재가 발생하고. 계속해서 리콜이 발생하니까 아마 SK그룹 내부에서는 “저런 위험한 배터리를 우리가 사업화를 하지 않은 게 굉장히 다행일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결국 돌고 돌아와서 다시 1998년에 개발했던 원통형 배터리를 지금 다시 건든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흥미로워서 잠깐 짧게 언급을 드렸습니다.”

-길었어요.

“그러네요, 저는 짧았다고 생각했는데 좀 길었네요.”

-아무튼 최재원 부회장의 입으로 원통형 한다고 했는데, 어때요? 그때도 얘기했지만 천안인가 어디에 R&D.

“맞아요, 그렇게 해놓고.”

-오송이었나요?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에 투자한다고 발표를 한 게 2000년입니다. 당시에 어떻게 진행이 됐냐 하면, 일단 배터리 쪽에 600억원을 투자해서 생산 라인을 짓겠다고 그랬어요. 굉장히 빨리 진행을 한 셈이죠. 당시 이후에 제가 다시 기사들을 찾아보니까, SKC라는 회사가 당시만 하더라도 아직은 비디오 테이프나 카세트 테이프나 혹은 차세대 미디어로 각광을 받고 있던 CD 이런 것들에 좀 더 염두를 두었던 것 같아요. 그때만 하더라도 CD 한 장에 당시 용량이 640MB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용량이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획기적인 용량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배터리 쪽에 투자가 좀 늦었던 거죠. 이후에 최재원 부회장이 지금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하는 건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결국 상용화를 하게 된 시점은 파우치, 각형, 원통형이 된 건데. 여기서 고민이 발생을 해요. 왜냐하면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을 원만하게 했다고 가정을 했을 때, 이거를 어떤 목적의 배터리로 판매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남습니다.”

-그러면 그걸 아직 못했다는 거예요?

“진척이 있었다고 하니까 원만하게 개발을 했을 때, 소형 원통형 배터리가 들어가는 분야가 굉장히 많습니다. 이미 삼성이나 LG 같은 경우에는 오래전부터 전동공구 아니면 E-바이크, 그다음에 무선 청소기 이런 데 많이 팔았잖아요. 그런데 SK는 목적으로 봤을 때는 전기차를 노릴 것 같은데.”

-당연히 그렇죠.

“만약에 전기차 말고 다른 분야까지 판매를 할 계획이 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해요.”

-왜 그렇죠?

“왜냐하면 약간 밸런스가 좀 맞아야 되는데. 전동 공구나 무선 청소기 같은 전통적인 시장 같은 경우에는 경기 변동성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경기가 좋으면 주택 경기나 이런 거 보면 많이 쓰잖아요. 공구들을 많이 쓰니까 수요가 폭발을 해요. 지금 경기가 안 좋을 때는 또 수요가 떨어지고. 그러니까 업 앤 다운이 굉장히 심한 분야입니다. 가전제품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이게 변동성이 크지만 전기차는 어떻습니까? 한 번에 넣으면 많이 넣을 수 있겠지만, 안 터지면 어디다 내다 팔기 쉽지가 않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전기차는 대포고 전동공구나 무선 청소기 같은 거는 소총인데. “과연 SK가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하고 나서 대포만 쏠 수 있겠느냐”라는 고민이 반드시 들 거예요. 그러니까 삼성이나 LG 같은 경우에는 파나소닉도 마찬가지고. 대포가 안 터져도 소총이 굉장히 많잖아요. 어쨌든 사업을 계속해서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굉장히 많지만.”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다양하죠. 그런데 지금 원통형 배터리를 가장 많이 전기차에 탑재하고 있는 기업은 테슬라인데. 과연 테슬라 혹은 원통형 배터리를 쓰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GM 외에 볼보나 그런 대형 거래선을 어느 시점에 뚫어서 배터리를 공급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보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거다. 그러면 일단 개발해 놓은 배터리, 그게 1865든 2170이든 어디다 내다 팔아야 된다는 압박감이 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들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 최재원 부회장의 그 짧은 말 한마디에는 개발을 완료했다는 건지 양산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짰다는 건지 이거는 잘 모르겠어요, 그렇죠?

“제가 받아들이고 이해하기에는 그 중간에 각형 배터리 개발을 완료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중간에 고객사가 원하면 어떤 플랫폼이든 다 팔 수 있다. 이게 파우치든 각형이든 원통형이든. SK가 각형 배터리 개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걸 하겠다고 언급한 게 2021년입니다.”

-3년 전이네요.

“그러니까 개발 기간이나 이런 걸 따져봤을 때 지금 SK온의 총수 입에서 배터리 개발을 완료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잖아요. 그러면 3년 동안의 기간에 걸쳐서 개발을 완료했는데 아직은 구체적인 고객사와 계약이 안 됐다는 얘기거든요. 그러니까 배터리 플랫폼을 하나 개발을 해서 고객사에, 왜냐하면 자동차라는 게 지금 이 모델이 나왔다고 해서 그게 작년에 개발이 들어갔던 모델인 건 아닙니다. 최소 3년 전에 개발에 들어갔던 거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개발을 완료해서 전기차에 구체적으로 탑재가 되려면 적어도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그동안 뭔가 만들어서 바로 팔 수 있는 일종의 현물 같은, 메모리 반도체로 치면 고정거래가가 아니라 현물가처럼 바로 스팟 시장으로 팔 수 있는 고객사를 발굴해야 된다는 그런 부담감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다만 전략을, 이번에 CEO도 이석희 사장으로 바뀌셨는데 “과연 소총을 SK가 쏠 거냐” 그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대포만 가져갈 거냐.

“전기차라는 데만 넣기 위해서 거기에만 집중할 거냐. 아니면 전기차에 비해서는 굉장히 작지만, 전기차라는 큰 대포를 할 때까지 존버를 할 거냐. 그 고민이 굉장히 들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이런 일련의 모든 것들은 결국에는 한 가지 소구 포인트로 모이게 됩니다. IPO죠. 각형 배터리를 개발을 했다,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대단한 진척이 있고 여러 고객사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이 모든 것들은 결국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단어 선택이라고 풀이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봤을 때 지금 2년 남았죠. IPO까지 과연 SK온이 원통형 배터리나 각형 배터리를 넣을 수 있는 고객사를 잡을 수 있을 거냐. 아니면 조금이라도 그 배터리를 팔 수 있는 고객을 확보하고 포트폴리오를 담느냐. 고객사, 예를 들면 전동공구 만드는 미국의 스탠리(STANLEY) 그룹이 있죠, 블랙앤데커(Black&Decker)를 가지고 있죠. 그다음에 일본의 마키타(MAKITA)라든지 아니면 독일의 보쉬(Bosch)라든지 이런 기업들을 우선이라도 잡는 게 중요하냐. 굉장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여기서 궁금증 하나. 대포와 소총 그러니까 전기차와 혹은 소형 전동공구 등 이런 건데. 소형 쪽 배터리 규모도 커요?

“적지 않은데, 이쪽 소형 배터리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경기 변동성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사례가 있어서 한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년여 전쯤에 LG화학 시절에 테슬라에 소형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면서, 전체 캐파는 정해져 있는데 테슬라라는 대형 고객을 확보하니까 그쪽에 물량이 확 쏠릴 거 아닙니까? 그러면 LG랑 거래하고 있던 소형 배터리 고객사들이 있었을 거 아니에요. 아까 말씀드렸던 보쉬라든지 마키타라든지 스탠리 그룹이라든지 이런 회사들이 있었을 거 아닙니까?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2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 경기가 엄청 좋았어요. 경기 건설이 엄청 좋았습니다. 그리고 거의 양적 완화의 정점에 가 있던 시절이어서 사람들이 너도나도 소비를 많이 했던 시절이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쪽에 있는 것들은 스팟으로 계속해서 배터리를 받아서 배터리 팩을 만들어서 무선 청소기든 어디든 넣었어야 되는데. LG가 테슬라라는 대형 고객을 발굴하고 그쪽 물량을 줄여버리니까 배터리를 구할 데가 없는 거예요. 난리가 났어요. 그래서 삼성SDI를 찾아가서 배터리를 달라고 했는데 못 구합니다. 그래서 보쉬는 대단히 큰 회사지만 전동공구 업계에서는 거의 4~5등 정도밖에 못합니다.”

-그래요? 저도 보쉬 거 썼는데.

“보쉬 전동공구 유명하죠. 하지만 이쪽 업계에서는 1등이 아니에요. 3등도 아니고 한 4~5등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밑에서부터 쳐서 잘렸죠. 그래서 그 이후에, 물론 거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쪽 섹터의 공구 회사들이 일종의 선수금을 주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요즘 상황이 어떻습니까? 작년 하반기부터 확 죽었죠. 선수금을 줬는데 그러면 배터리 업체 입장에서는 이럴 거 아니에요. “배터리 준비됐다 사가라”, “조금만 기다려 달라”, “가져가라니까”, “조금만 기다려 달라, 우리 수십 년 거래한 사이 아니냐”, “안 되겠다 우리 실적을 위해서 너네 선수금을 까야겠다, 보증금을 까야겠다” 하니까 사이가 틀어진 기업도 있어요. “우리가 이제까지 거래한 게 지금 20년이 다 돼 가는데 이런 걸로 우리의 보증금을”, “니네 보증금 다 가져가, 배터리 안 받겠다 너네랑 거래 끊어버리겠다” 이렇게 한 기업도 있습니다. 나중에 제가 이 기업의 정체에 대해서 다시 말씀을 드릴게요. 이런 정도로 경기 변동성이 매우 심하지만, 어쨌든 물량이 없을 때는 굉장히 궁한 부분이 있고. 두 번째 포인트는 1865나 2170 같은 원통형 배터리는 이미 중국도 충분히 만들고 있다는 거예요. 과연 그 진흙탕 밭 속을 SK가 선택할 거냐, 저는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봅니다.”

-그러면 4680 이쪽으로 간다?

“무조건 2170 혹은 4680 쪽으로 먼저 어프로치를 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다만 당장의 실적을 위해서는 원통형 배터리가 급한 기업들하고, 만약에 고객사가 온단 말이죠. 저쪽에서 와서 “팔아주세요”라고 했을 때 과연 그 유혹을 견딜 수 있을까?”

-“우리 테슬라 뚫어야 하는데”

“테슬라든 GM이든.”

-“얘네 줘야 하나”

“전기차 업체는 뚫기가 쉽지가 않으니까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속 존버할 거냐, 굉장히 고민이 돼요. 그거에 따라서 CAPEX 라든지 시설 투자 비용에 대한 것들도 경영계획을 세워야 되고.”

-라인 계획도 다시 다 짜야 하고.

“삼성이나 LG는 원통형 배터리를 이미 20여 년 전부터 잘 사업을 해서 여러 스팟 고객사를 많이 만들어놨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고민은 적겠지만. SK 같은 경우에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되는데. 당장의 수익을 위해서라면 조금이라도 팔 수 있는 고객사를 만들어두는 게 좋겠죠. 여기서 또 전자담배, 다 원통형 배터리입니다. 아니면 손 선풍기 막대에 1865 배터리 들어 있죠. 아니면 우리 주변에서 가정용 ESS, 캠핑용 파워뱅크 등 원통형 배터리가 들어가는 분야가 굉장히 다양해요. 이런 시장이 주로 현물로, 즉각 스팟으로 사라지는 시장이긴 한데. 과연 SK가 그런 시장도 당장의 실적을 위해서 염두에 둘 거냐. 아니면 그런 거 다 건너 뛰고 “우리는 한 방이다, 전기차만 뚫는다” 그러면 굉장한 인내심을 요구하게 되겠죠.”

-그 모든 고민을 IPO와 엮어서 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그렇죠, 다만 IPO IR을 할 때는 좋을 거예요. 우리는 어떤 형태의 배터리도 다 할 수 있고 고객사가 원하는 걸 다 대응할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할 테니까.”

-그런데 그걸 시장이 모르는 건 아닐 텐데.

“다만 그런 메시지 전달이 매우 중요하죠. 예를 들면 LG에너지솔루션 같은 경우에 지금 각형 배터리 안 하잖아요. 삼성SDI는 어떻습니까, 중대형 파우치 배터리를 또 안 하잖아요. 하지만 이런 배터리 플랫폼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들은 그간 배터리 산업의 성장 과정을 보게 되면, 일종의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물이거든요. 그런데 어쨌든 SK는 아까 초반에 제가 말씀드린 이런 역사들을 가지고 있지만, 돌이켜 보게 되면 결국 삼성도 LG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거죠. 세 가지를 다 하니까.”

-“우리 매대에는 다 있어”, “다른 데는 하나씩 빠져 있는데 우리는 다 할 거야”

“과연 이 선택이 어떤 나비 효과를 불러일으키게 될 건지 굉장히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여담으로 IPO는 지금 계속 얘기가 나와요?

“지금 업황이 안 좋으니까. IPO에 대한 이야기가 정점을 찍었던 건 프리IPO 때문에 그랬죠.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되는데 재원 마련이 여의치가 않았기 때문에 언론상에도 계속 오르내렸지만, 그 이후로 투자는 제대로 받았으니까. 그 이후는 제가 봤을 때는 SK이노베이션의 현금 지원, 그리고 어쨌든 다 운영 자금이죠. 운영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는지가 가장 관건이 될 겁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던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얘기한 것 중에 하나는, 일단 경영을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약간 불확실성에 대한 걸 에둘러 얘기를 했죠. “자동차 시장 자체가 썩 좋지 않아서 원하는 만큼 많은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어쨌든 안 좋다는 얘기죠. 올해 SK온의 목표가 완전한 연간 기준에서의 손익분기점(BEP) 달성인데. 지금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잠정 실적을 봤을 때 과연 가능할까. 그리고 어제와 오늘 연이어서 증권가에서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지금 SK온이 만약 이번 달에 실적 발표(IR)를 할 때, 컨퍼런스콜에서 연간 손익분기점 달성을 하긴 하되 연간 손익분기점 흑자 전환의 폭을 어느 정도로 가이던스를 줄 건가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내년에 IPO를 할 때 영업이익이 수 천억원 단위가 될지 아니면 LG처럼 조 단위가 될지, 아니면 그냥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지 이런 것들을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알겠습니다, 더 하실 얘기 있으세요?

“지금 댓글 창에 “SK온도 권취기는 코엠 걸 쓰게 되느냐”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래서 저희가 지난 12월에 ‘SK는 왜 원통형 배터리를 탐하는가’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SK온의 현업 기술진들이 중국의 원통형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핵심 장비인 와인더를 기술적으로 알아보기 위해서 잉허커지나 이런 회사들을 만났다고 말씀을 드렸을 거예요. 그런데 SK온 입장에서는 어느 회사 장비를 쓰는지가 그렇게 썩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거는 고객사가 원하는 수준의 원통형 배터리를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느냐, 일단 이게 제일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거기에 아마 집중을 두기 때문에. 그리고 코엠이라는 회사는 상장 계획이 당장은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다만 코엠도 SK온 쪽하고 만났겠죠. 그러나 여러 가지 상황을 봤을 때 여기는 이미 삼성하고 LG랑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또 테슬라랑도 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여력이 있을지는 불확실성의 영역이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다음 주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