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반도체 적자…삼성전자 DS 부문 임원 연봉 동결

메모리 가격 하락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선두 내줘 HBM 시장 선점 실패 등도 영향 끼친 것으로 추정

2024-01-17     노태민 기자
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 임원들이 사상 최대 적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올해 연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위기 상황을 맞아 임원들부터 솔선수범하겠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등 영향으로 글로벌 반도체 선두 자리를 인텔에게 뺏겼다. 17일 삼성전자는 이날 DS 부문 임원들이 긴급회의를 열고, 경계현 사장 이하 임원 연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의 임원 연봉 동결이다. 삼성전자는 "경영진과 임원들은 경영 실적 악화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과 솔선수범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올해 임원 연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함께 조속한 경쟁력 확보와 경영정상화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12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누적 13조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IT 수요가 감소하면서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D램,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메모리 가격이 하락한 탓이 크다. 
중앙처리장치(CPU) 제조 기업 인텔에게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뺏기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부문의 매출(파운드리 실적 제외)은 399억5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638억2300만달러) 대비 37.5%나 줄어든 수치다. 인텔은 지난해 486억64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2년 만에 글로벌 반도체 선두를 탈환했다.  이번 임원 연봉 동결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대응이 늦어진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HBM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경우, HBM3 등 고부가 제품 판매 등으로 삼성전자 대비 실적 개선폭이 큰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D램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에야 D램 흑자 전환을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연봉 동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리먼브라더스 사태 영향으로 2009년 연봉을 동결했고, 실적 악화가 심각했던 2015년에도 연봉 동결을 단행한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가격 반등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적자폭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3조9320억원, 11조49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매출 111조원, 영업이익 16조6000억원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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