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테스나 이어 SFA반도체 인수 '검토 중'

두산그룹, SFA반도체 인수 위해 실사 진행 주요 고객사에서 패키징 역량 확보 요청 있어 경영권 프리미엄 포함한 가격 협상이 관건될 듯

2024-01-23     노태민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이 반도체 후공정 사업 확대를 위해 SFA반도체 인수를 추진 중이다. 반도체 테스트 사업에 이어 패키징 사업까지 진출해 후공정 턴키 서비스 구축을 위해서다. SFA반도체는 SFA의 반도체 후공정 자회사다. SFA가 지분 54.95%를 보유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최근 SFA반도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22년 4600억원을 투입한 테스나(현 두산테스나) 인수 이후 두 번째 대형 반도체 기업 인수건이다. 이를 위해 ㈜두산 CSO 신사업전략팀에서 사업성 평가 등을 위한 영업실사(CDD)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테스나 인수 이후 지속적으로 패키징 기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었다"며 "현재 두산그룹과 SFA가 SFA반도체 인수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2년 SFA반도체 매각 추진 당시 희망가보단 낮은 금액으로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FA반도체는 국내 대표적인 외주 반도체 패키지·테스트(OSAT) 기업이다. 메모리 반도체부터 임베디드 멀티칩패키지(eMCP),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 주 고객사다. SFA반도체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3407억원, 110억원이다.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37.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2022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98억원 수준이다.
두산그룹이 SFA반도체 인수를 완료하게 되면 웨이퍼 테스트→패키징→패키지 테스트에 이르는 후공정 턴키 서비스 구축이 완료된다. 두산테스나는 현재 웨이퍼 테스트와 패키지 테스트 사업만을 영위하고 있으며, 특히 웨이퍼 테스트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지난 3분기 전체 매출 중 웨이퍼 테스트 매출 비중은 95.8% 수준이다.  올 1분기 두산테스나에 편입되는 엔지온의 경우, 백그라인딩, 쏘잉, 리콘 공정 등 일부 패키징 공정만 서비스하고 있어 후공정 턴키 서비스 구축을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SFA인수를 통해 두산그룹이 범핑 역량을 내재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 관계자는 "패키징 사업 진출을 위해 반도체 패키징 업체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물량 확대 요청도 SFA반도체 인수 검토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두산그룹을 파운드리 생태계 구축의 핵심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며 "인수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생산능력(CAPA) 확대와 패키징 역량 확보를 요청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종 인수 여부는 매각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2022년에도 SFA는 SFA반도체 매각을 추진했었다. 당시 SFA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8000억원 안팎의 금액을 매각 희망가로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 논의에 대해 SFA와 SFA반도체 측은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한편, 두산그룹은 두산테스나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 엔지온 반도체 사업부를 인수, 올 1분기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엔지온은 반도체 사업부를 매각하되 시스템 사업부는 신설회사 '엔빅스'를 설립해 2월 1일부로 자산 일체를 양도할 예정이다. 두산테스나의 엔지온 반도체 사업부 인수는 소액 인수합병에 해당돼 의무 공시 대상이 아니어서, 구체적인 인수 내용 및 인수가격 등은 추후 분기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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