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만 있고 '알맹이'는 없는 스테이지엑스…제4이통사 괜찮을까

스테이지엑스, 주파수 획득 후 첫 기자간담회 개최 주주구성·투자현황·세부비용 공개 “다음에” 주파수 포함 6128억원 투자…3년 내 매출 1조원·영업익 흑자 목표 서상원 대표, “정부 특혜 없어…스테이지파이브, IPO 추진”

2024-02-07     윤상호 기자
스테이지엑스(가칭)가 5세대(5G) 이동통신용 28GHz 주파수 낙찰 후 처음으로 언론과 마주했다. ‘제4이동통신사(제4이통사)’가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의 통신사’가 되겠다고 했다. 2028년까지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흑자 달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주요 주주 ▲재무 상황 ▲인력 구성 등 회사의 기본적 토대에 대해서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사업 능력에 대한 우려는 그대로다. 7일 스테이지엑스는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 현황과 사업 방향 등을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월31일 스테이지엑스를 ‘5G 28GHz 800MHz폭 할당대상자’로 선정했다. 스테이지엑스는 5일 동안 진행한 주파수 경매에서 입찰가 4301억원으로 해당 주파수를 차지했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28GHz 주파수와 의무 설치 기준인 6000개 통신설비에 총 6128억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이는 타 통신사 5G 투자액의 약 5.5% 수준”이라며 “2024년 2분기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2025년 상반기 전국망 통신 서비스 출시가 목표”라고 밝혔다. 또 “28GHz 기지국 확대뿐 아니라 중저대역 주파수도 추가로 확보해 자체망 구축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3년 이내 매출액 1조원과 흑자전환을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스테이지엑스는 스테이지파이브가 주축이 된 회사다. 서 대표는 스테이지파이브 대표이기도 하다. 스테이지파이브는 2015년 설립한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 업체다. 2022년 기준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271억원과 55억원이다. 사업 이래 적자를 지속했다. 이 때문에 스테이지엑스는 경매 참여 의사를 표명한 이후 재무 능력에 대한 걱정을 샀다. 스테이지파이브 기업공개(IPO) 목적으로 제4이통사 자격을 획득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4000억원 가량의 정부 지원금을 ‘먹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했다. 정부가 특혜를 제공해 시장을 왜곡한다는 불만도 크다. 이번 행사에서도 이에 관한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스테이지엑스는 대부분의 답변을 뒤로 미뤘다. 서 대표는 “스테이지엑스 자본금은 4000억원으로 서비스 개시 전 200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라며 “추가 투자 확대시 ‘시리즈B’ 투자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자본금 조달 내역 및 투자자 현황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6128억원 투자액 산출 근거 및 통신 장비 협력사 등도 비밀에 부쳤다. 재무적 투자자(FI)로 알려진 신한투자증권 역시 명확한 답변을 피하긴 마찬가지였다. 서 대표는 “다수의 참여자가 상장사 및 그에 준하는 규모의 회사라 공개를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라며 “주파수 비용은 올해 납부해야 하는 것이 전체의 10%(430억원)이기 때문에 비용 납부에 문제가 없다”라고 해명했다. 권혁준 신한투자증권 기업금융2본부장은 “스테이지파이브에서 3년 전부터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자문에는 투자와 투자자 모집 등이 포함이고 할 수 있는 범위에서 검토 중”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견지했다. 전국망 사업은 6128억원 투자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28GHz 네트워크(NW)를 구축하지 않은 곳에서는 기존 통신사의 NW를 빌려서(로밍) 사업을 해야 한다. 알뜰폰과 유사하다.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서 대표는 “로밍 비용은 6128억원과 별도인 것이 맞으며 운영 인력 등 원가 관련 비용은 추후 사업설명회를 통해 밝히겠다”라고 답했다. 스마트폰 수급 계획은 자체 노력과 정부의 역할을 기대했다. 정부는 이미 중저대역 주파수 우선 고려 등 다양한 지원책을 예고한 바 있다. 서 대표는 “삼성전자 애플 등이 28GHz를 지원하는 단말기를 북미 등에 공급하고 있어 이를 들여오는 한편 폭스콘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라며 “정부도 여러모로 애쓰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정부가 특혜를 주고 있다고 보지 않으며 그만큼 제4이통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정부의 방향에 맞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별도 법인으로 존속하고 IPO를 추진한다. 스테이지파이브의 역량을 스테이지엑스에 투입한다. 사실상 지주사를 상장하는 셈이다. 서 대표는 “스테이지파이브는 알뜰폰 사업을 지속하며 IPO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스테이지엑스 인력 계획 등은 사업 계획과 연관된 것으로 나중에 공개하겠다. 일단 스테이지파이브의 역량을 최대한 동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스테이지엑스는 사업설명회를 예고했지만 날짜를 못박지 않았다. 서 대표는 “연내 하겠다”라고만 했다. 상반기 하반기 여부도 알리지 않았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crow@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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