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CL에 놀란 삼성전자, 북미 TV 시장 1위 탈환
올해 1분기 중국 TCL에 내줬으나, 2분기 판매량 높인 듯
2019-08-12 이종준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미국 TV 시장에서의 업체별 판매량 순위에서 중국 TCL에게 내줬던 1위 자리를 2분기·상반기에 다시 되찾아 온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시장흐름을 북미 지역 판매 관련 부서에서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 삼성전자가 2분기에 작정하고 물량을 밀어냈다는 분석이다.
12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NPD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TV 시장 판매량 점유율에서 중국 TCL은 15.5%의 점유율을 기록, 2위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기간보다 점유율을 3.6%포인트 늘려,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TCL은 같은 시장조사업체에서 집계한 올해 3월 미국 TV 시장 판매량에서 삼성전자를 처음 앞서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미국 TV 시장 판매량 점유율 순위는 삼성전자, TCL, LG전자 순으로 조사됐다.
NPD의 시장조사 결과에 미뤄,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발표에서도 삼성전자가 2분기 북미 TV 시장 판매량 기준 점유율에서 1위를 탈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IHS마킷은 올해 1분기 TCL이 북미 TV 시장 판매량기준 점유율에서 26.2%를 기록, 21.8%로 조사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했다고 집계한 바있다. 국내 TV 제조업체 관계자는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올해 상반기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원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지난달 말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TV 사업에서) 가격 경쟁 심화로 전년 동기 대비, 전분기 대비 실적은 소폭 감소했지만, 신모델 조기 도입과 QLED, 초대형 등 전략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제품 믹스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IHS마킷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브랜드 'QLED TV'에서 1000달러(121만원)미만 제품 비중이 작년 5.1%에서 올해 14.6%로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TV 업계 관계자는 "QLED TV 라인업에서의 가격폭을 확대해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라며 "삼성전자가 TV 시장 1위라는 주도권을 바탕으로 가격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시그마인텔(Sigmaintell)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세계 TV 시장 출하대수에서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TV 출하량은 1820만대(1위)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소폭(0.6%) 줄었다. 시그마인텔은 "삼성전자가 올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성공과 북미 지역 유통업체들의 지지를 받아 전면적인 물량 전략을 펼수 있게 됐다"고 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TV 출하량은 1억1000만대를 기록, 0.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TCL의 올해 상반기 TV 출하량은 작년 같은기간보다 19.3% 증가한 1353만대(2위)로 집계됐다. 시그마인텔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북미시장에서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1173만대의 TV 출하량을 올려 3위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기간보다 출하량이 8.7% 줄었다. 시그마인텔은 "이익률을 유지하는 전략을 편 것이 출하량 감소의 원인"이라며 "중저가 TV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삼성의 QLED TV에 눌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