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배터리법 시행'...유럽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본격 열린다
EU 배터리법, 2031년부터 신규 배터리에 재활용 원료 사용 의무화
에코프로, SK에코플랜트, 아이에스동서 등 국내 기업 유럽 진출 추진
2024-02-16 이민조 기자
이달 18일 유럽연합(EU)의 배터리법이 시행되면서 유럽 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해당 법은 2031년부터 신품 배터리에 재활용 원료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할 것을 의무화한 게 골자다. 이 법 시행으로 유럽의 폐배터리 수거 규모는 2025년 4GWh 미만에서 2040년 200GWh 이상으로 약 50배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은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16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30년 전세계 리튬 이온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약 253억달러로 추정된다. 또, 유럽에서 확보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스크랩 물량은 약 32만톤 이상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전망에는 EU의 배터리법 시행 영향이 반영됐다.
EU 배터리법에 담긴 구체적인 폐배터리 재활용 목표는 다음과 같다. 2031년에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 함량 중 재활용 비중을 6%, 코발트는 16%, 납은 85%, 리튬은 6% 등을 맞춰야 한다. 2036년에는 니켈 15%, 코발트 26%, 납 85%, 리튬 12%로 기준이 더욱 강화된다. 사용 후 리튬이온배터리는 48~54% 재활용할 수 있다. 배터리에 포함된 광물 비중에 따라 다르지만, 하나의 배터리 셀은 니켈 41kg, 코발트 9kg, 망간 12kg, 리튬 8kg를 포함하고 있다.
현재 유럽 내 폐배터리 재활용 설비는 현지 기업이 70%가량 차지하고 있다. 해외 기업으로는 미국 레드우드 머티리얼즈(레드우드)와 한국 성일하이텍 뿐이다. 미국 레드우드는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 전 최고기술책임자가 창업한 배터리 재활용 기업이다. 레드우드는 최근 유럽의 배터리 재활용 업체 리덕스 리사이클링을 인수하며 연간 1만톤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능력을 확보했다.
성일하이텍은 헝가리에 2곳의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제1공장은 연간 1만톤 규모로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스크랩을 재활용한다. 제2공장은 전기차 2만대 규모의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다. 연간 5만톤의 폐배터리를 재활용 가능하다.
다른 국내 기업들도 유럽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에코프로는 SK에코플렌트, 폐기물 전문기업 테스와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헝가리에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아이에스동서는 유럽 재활용 전문기업 BTS 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아이에스동서는 BTS 테크놀로지의 연간 전기차 5만대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는 공장을 확보했으며 향후 유럽 내 폐배터리 전처리 공장 건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폐배터리 재활용은 환경적 측면뿐만 아니라 배터리 핵심광물 공급망 다각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 리튬, 코발트 등은 특정 국가에서 공급되고 있다. 또한, 광물 채굴 및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보다 시간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디일렉=이민조 기자 lmj2@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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