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4] 장비사, “5G어드밴스드 원년” vs 통신사, “글쎄”…통신사-장비사 ‘동상이몽’

장비사, 통신사 5G 투자 독려·새 수익원 발굴 ‘잰걸음’ 통신사, 수익 모델 개발 우선…AI 등 관심

2024-02-27     바르셀로나(스페인)=윤상호 기자
네트워크(NW) 투자를 독려하는 통신장비사와 다른 곳에 눈을 돌리고 있는 통신사의 간극이 커지고 있다. 4세대(4G) 이동통신이 촉발한 모바일 시대의 후폭풍이다. 이에 따라 5세대(5G) 이동통신 고도화와 6세대(6G) 이동통신 상용화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각)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통신장비 3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 바르셀로나 2024(MWC24)’에서 ‘5G어드밴스드(5.5G)’ 시대 개막을 강조했다. 5G어드밴스드 또는 5.5세대(5.5G) 이동통신은 최대 속도 10Gbps 지연시간 1ms 이하를 목표로 하는 5G 진화형이다. 이동통신표준화기구(3GPP)는 작년 5G어드밴스드를 담은 기술 표준 릴리즈18을 발표했다. 화웨이 리 펑 기업 수석 부사장 겸 정보통신기술(ICT) 세일즈 및 서비스 부문 사장은 “5.5G는 2024년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이라며 “▲5.5G ▲인공지능(AI) ▲클라우드의 융합은 통신사에게 새로운 기회”라고 말했다. 에릭슨 관계자는 “제조업 디지털 전환(DX) 등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이동통신 적용을 위해서는 속도뿐 아니라 용량 확대와 지연시간 단축이 필수”라며 “5G어드밴스드가 필요한 이유”라고 전했다. 하지만 통신사 생각은 다르다. 4G를 거치며 수익 모델 없는 NW 투자는 통신사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세계 통신사는 NW 투자비를 NW를 통해 성과를 낸 빅테크 등이 분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SK텔레콤 유영상 대표는 “5G어드밴스드에 관한 논의는 많지만 정해진 바 없다”라고 밝혔다. MWC24 현장에서 만난 세계 통신사 관계자들도 투자 시점에 대한 확언을 하는 곳은 드물었다. 통신장비사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통신장비사는 통신사가 NW 투자를 해야 성장할 수 있다. 신규 투자가 일어나지 않으면 회사의 영속성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들의 해법은 사업 다각화와 통신사 요구 수용 등이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사업뿐 아니라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했다. 스마트폰 등 기기 사업도 재개했다. 중국 통신사와 5.5G 시범 사업 사례를 공유하는 등 5.5G 투자로 촉발할 사업 기회 등을 강조했다. MWC24에서는 참가 업체 중 최대 규모 전시관을 차렸다. 에릭슨은 특화망과 개방형 무선접속망(오픈랜) 등을 주목했다. 특화망은 기업 등의 유선망을 5G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통신사 이외 매출처를 찾는 과정이다. 오픈랜은 통신장비 표준화로 통신사의 투자비를 낮춰주는 수단이다. 단 통신장비 업체 기득권은 약화한다.
노키아는 화웨이·에릭슨 등과 경쟁에 손색이 없다는 점 등을 홍보했다. 노키아는 기존 시장을 지키면서 새로운 시장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통신사의 시선은 인공지능(AI)에 쏠려있다. MWC24에서는 통신사가 AI 시대 경쟁 우위를 점하겠다는 각오가 본격화했다. 대부분 통신사가 AI 서비스를 전시했다.  ▲SK텔레콤 ▲도이치텔레콤 ▲이앤(e&) ▲싱텔 ▲소프트뱅크는 AI 개발 합작사 설립을 선언했다. 힘을 합쳐 빅테크에 맞서겠다는 의도다. KT는 2년 연속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의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업계 의제를 논의하는 ‘M360 APAC 서울’을 주관한다. 김영섭 KT 대표는 “기존 빅테크 기업 중심 디지털 시장 패러다임을 바꾸고 통신사업자 역량과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의제를 제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통신사는 이번 MWC24에서 통신 NW의 경우 위성통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통신 NW 주도권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전문 업체 영역으로 존재했던 위성통신을 기존 통신사가 흡수하려는 시도다. 항공망 등 NW를 통한 사업은 통신사의 근간이다. 새로운 시도가 결과를 낼 때까지는 NW를 통한 사업 모델이 버팀목이 돼야 한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crow@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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