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6월10일 ‘WWDC24’ 개최…‘폐쇄성’ 한계 극복할 수 있을까
AI·중국·규제 ‘삼중고’ 직면…정부·소비자, 생태계 개방 압박 강화
2024-03-27 윤상호 기자
애플이 ‘삼중고’에 빠졌다. ‘경쟁력·시장·규제’ 전방위적인 우려에 직면했다. 애플이 내세워 온 ‘특별함’이 ‘폐쇄성’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26일(현지시각) 애플은 6월10일부터 14일까지(현지시각) 미국 쿠퍼티노 애플 파크와 온라인으로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24’를 개최한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WWDC는 애플의 개발자 대상 행사다. 애플 제품 운영체제(OS) 신제품 등을 공개한다. 개발자가 새 OS를 적용한 제품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애플의 인공지능(AI) 전략에 관심이 높다. 온디바이스 AI 경쟁이 음성 인식에서 생성형 AI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애플은 음성 인식 ‘시리’ 이후 별다른 AI 성과가 없다.
애플은 그동안 애플만의 OS·소프트웨어(SW)·하드웨어(HW)·마켓이라는 생태계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애플 생태계 내부는 호환성을 제공하지만 다른 OS·SW·HW·마켓 생태계는 차단했다. 애플이 승인하지 않은 회사는 애플 생태계 진입이 불가능했다. 이를 통해 수익과 잠금(Lock-in, 락인) 효과를 극대화했다.
최근 주목을 받은 생성형 AI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멀티모달(Multi-Modal) 경량화 AI다. 기초가 되는 초거대 AI와 이를 전문화하기 위한 데이터와 학습이 필요하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등 AI 학습 인프라(기반 시설)도 요구된다. 애플 위기설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애플이 생성형 AI에 관한 투자를 어느정도 하고 있었는지 알려진 정보가 없다.
AI 개발과 적용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문제다. 안드로이드 OS 진영은 부품과 완제품 제조사가 협업해 비용과 시간을 줄였다. 지금까지 대로면 애플은 이 과정을 전부 혼자 해야 한다.
퀄컴은 작년 10월 ‘스냅드래곤8 3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선보였다. 100억개 매개변수(파라미터)를 지원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갖췄다. 이 AP를 채용하면 생성형 AI를 온디바이스 AI로 가동할 수 있다. 삼성전자 샤오미 오포 아너 등이 퀄컴 AP를 장착 AI폰 시대를 열었다. 생성형 AI는 제조사가 고를 수도 퀄컴이 제공하는 메타 ‘라마2’ 기반 모델을 쓸 수도 있다. 각사가 이를 통해 AI폰을 차별화했다. 퀄컴에 이어 미디어텍·삼성전자가 생성형 AI를 지원하는 AP를 출시했다.
시장도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가 애플 대신 화웨이로 복귀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첫 6주 동안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동기대비 7% 감소했다. 애플은 시장 축소 규모를 넘어서는 부진에 빠졌다. 전년동기대비 판매량이 24% 줄었다. 반면 화웨이는 전년동기대비 64% 판매량을 늘렸다. 중국은 미주·유럽에 이어 애플의 3번째로 큰 시장이다. 반등하지 못하면 애플의 실적 개선은 상당 기간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정부는 애플을 겨냥한 규제를 강화했다. 애플 생태계 개방이 목적이다.
21일(현지시각) 미국 법무부와 16개주는 뉴저지 연방법원에 애플을 ‘반독점법(셔먼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비자도 동참했다. EU는 ‘디지털시장법(DMA)’을 지난 7일(현지시각) 도입했다. EU집행위원회(EC)는 25일(현지시각) DMA 첫 조사로 애플 등을 겨냥했다. EU는 이달 애플에게 음악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앱) 독점 지위 남용을 이유로 18억유로(약 2조62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우리나라도 ‘플랫폼경쟁촉진법(가칭)’을 추진 중이다. 작년 연말부터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회가 논의를 진행했다. 오는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애플의 회계연도 2024년 1분기(2023년 10~12월) 서비스 매출액은 231억1700만달러(약 31조0600억원)다. 서비스 매출은 앱 스토어 등 생태계 독점에서 나오는 매출이다. 해당 기간 애플의 전체 매출액의 19.3%를 차지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서비스 매출액은 아이폰 매출액 697억0200만달러(약 93조6400억원) 다음으로 크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crow@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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