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의 반성문..."올해 3715억 매출 목표 달성 어렵다"
이지효 대표, 주총서 13번 사과
SK하이닉스 외 신규 낸드 고객 확보
Gen5 SSD 컨트롤러 올해부터 판매
"2분기부터 매출 상승할 것으로 예상"
2025-03-28 노태민 기자
13번. 이지효 대표가 주주총회와 Q&A 시간에 사과한 횟수다. 파두는 지난해 공모가 3만1000원에 상장했으나, 전대미문의 어닝쇼크(2023년 2분기 매출 5900만원, 2023년 3분기 매출 3억2100만원)를 기록하며 자본 시장을 충격에 빠트렸다. '파두 사태'라는 관용어도 생겼다. 신규상장(IPO) 기업이 장미빛 전망을 가지고 있으나, 목표 실현이 어려워 보일 때 쓰인다.
이 대표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소통 부재를 인정하고, 주주총회 이후 적극적으로 주주와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일환으로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 및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2시간가량 Q&A 시간을 진행했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73명의 주주가 참여했다. 파두는 28일 오후 1시 기준 공모가대비 47.5% 감소한 1만6280원에 거래되고 있다.
28일 이지효 파두 대표는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제 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 2022년에 글로벌 고객(메타)이 나오면서 자신감이 과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지난해 실적은) 거시적 사이클에 대해 예측을 못했었던 부분이 있다"고 사과했다. 이어 "상장 이후에 내부적으로 반성을 많이 했다"고 부연했다.
파두는 2015년 설립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버(SSD) 컨트롤러 전문 팹리스다. SSD 컨트롤러는 SSD에 탑재되는 시스템반도체다. SSD 내에서 읽기, 쓰기, 수명 관리 등을 처리한다. 주요 고객사로는 SK하이닉스와 메타가 있다. SK하이닉스에는 Gen 3 SSD 컨트롤러를 공급하고 있으며, 메타에는 Gen 4 SSD 완제품 형태로 납품하고 있다.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한 것은 2022년부터다. 2022년 매출은 564억원으로 상장 당시 팹리스 '국내 첫 유니콘' 등으로 평가받으며 자본 시장의 기대를 받았다.
이 기대가 깨진건 지난해 11월 9일이다. 이날 파두는 IR 자료를 통해 2분기 매출 5900만원, 3분기 매출 3억210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장 당시 목표했던 1200억원 매출(2023년 매출 225억원)과는 괴리감이 큰 수치다. 실적 공개 후 파두의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고, 11월 14일 1만6250원까지 하락했다. 11월 8일 파두의 주가는 3만4700원이었다.
파두가 IPO 당시 제시했던 2025년 6195억원 매출은 달성하기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매출 전망치가 크게 빗나가면서) 저희 예측치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사라진 상황"이라며 "현재 (상반기 실적에 대한) 내부적인 숫자가 있긴 하지만 밝히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빠르면 2분기부터는 매출이 올라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없지는 않다"며 "중장기적으로 프로젝트들이 돌아오고 있는 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성이 훼손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SK하이닉스 외) 낸드 고객을 확보했다"며 "5개 (거대) 낸드 업체에서 80% 시장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낸드 업체가 가져갈 수 있는 점유율은 10~20% 정도인데, 향후 그 업체(신규 고객사)를 통해 그 정도의 점유율까지는 갈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Gen5 SSD 컨트롤러의 경우 올해부터 판매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전력관리반도체(PMIC),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스위치 등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PMIC의 경우 지난해 (6월) 개발을 완료했고, 파두 SSD컨트롤러 컴패니언칩으로 파두 SSD 제품에 탑재돼 검증이 진행 중이라며 다수의 고객들과 논의를 시작했다"며 "2025년부터 양산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기술력만 너무 믿고 주주분들하고 어떻게 소통할 거냐에 대해서는 저희가 등한시했던 것은 사실이다"라며 "(주주 대응) 통화를 의도적으로 별로 안 했던 부분이 있다"고 실토했다. 이어 "오늘부터 (소통 채널을) 열겠다"고 덧붙였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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