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대표, “‘AI가전=삼성’…비스포크AI, 함께 쓸수록 편의성 증대”
3일 ‘웰컴 투 비스포크 AI’ 개최…AI 가전 15종 공개
블록체인 기반 집단 보안 기술 적용…렌털 사업 진출 여지 남겨
2024-04-03 윤상호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마케팅을 스마트폰·TV에 이어 가전으로 확대했다. ‘AI 가전=삼성전자’ 선점을 위해서다. 삼성전자 제품 연동과 편의성을 강조했다.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가 삼성전자의 목표다.
3일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웰컴 투 비스포크 AI’를 개최했다.
비스포크는 삼성전자 가전 브랜드다. 이번 행사는 제품 자체보다 ‘비스포크 AI’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스마트싱스’를 앞세웠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는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면서 업계에서 AI 기술의 확산을 리드하고 있다”라며 “이제는 소비자가 가정에서 자주 사용하는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들을 통해 모두를 위한 AI 비전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형 비스포크 신제품에 ▲AI 반도체 ▲카메라 ▲센서 등을 장착했다. AI를 통해 연결성과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음성명령 '빅스비'는 생성형 AI를 적용 대화하듯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한다.
올해 AI 가전 신제품은 ▲냉장고 ▲김치냉장고 ▲식기세척기 ▲정수기 ▲오븐 ▲큐커 ▲인덕션 ▲세탁기 ▲건조기 ▲에어드레서 ▲시스템에어컨 ▲에어컨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스틱청소기 15종이다.
한 대표는 “여러 기기를 연결할수록 보안이 최우선”이라며 “각각의 기기에 보안 솔루션 ‘삼성 녹스’를 탑재했으며 블록체인 기반 ‘녹스 매트릭스’를 통해 서로의 이상 징후를 탐지해 전체 기기의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전의 AI 가전과 비스포크 AI의 차이점은 ‘연결’을 꼽았다.
한 대표는 “이전의 AI 가전은 개별 기기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AI 활용이었다면 비스포크 AI는 연결된 경험을 통한 추가적 가치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삼성전자는 연간 5억대 이상 기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AI는 이들 기기끼리 상호보완적으로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이라고 전했다.
LG전자가 ‘업(UP) 가전’을 AI 가전의 시초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한 대표는 “AI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1980년대”라며 “누가 시초인지보다 사용자에게 어떤 혜택과 가치를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일축했다.
AI뿐 아니라 신기술도 추가했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 ▲비스포크 AI 스팀이 대표적이다.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는 냉각을 위해 컴프레서는 물론 펠티어 소자를 채용했다. 펠티어는 냉각용 반도체 기술이다. 평소에는 컴프레서로 냉각을 하고 뜨거운 것이 들어가거나 문을 여닫는 횟수가 늘어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 펠티어 소자까지 작동해 냉각 효율을 올리는 방식이다.
AI 스팀은 로봇청소기다. 물걸레를 고온 스팀 살균 세척·건조하는 기능을 넣었다. 바닥 환경을 감지해 물걸레 사용을 제어한다. 3차원(3D) 맵뷰(지도)를 생성해 스마트홈 연계를 지원한다.
한 대표는 “누구나 AI 가전을 한다고 하지만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실제 공급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가 가장 많다”라며 “비스포크 AI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홈 매니지먼트(관리)’”라고 규정했다.
스마트홈의 장벽은 한 제조사의 최신 제품으로 모든 생활가전을 구비하기가 쉽지 않은 점이다. 매터 등 국제표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한 대표는 “한 제조사의 제품을 다 쓰거나 최신 제품만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라며 “시작 단계기 때문에 스마트싱스를 강조하는 것이지 편리함과 판매 대수 등이 가장 많은 쪽으로 자연스럽게 수렴할 것이며 타사와의 협업 등도 열려 있다”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AI 가전 주도권 확보를 통해 시장 인식 변화까지 노리고 있다.
한 대표는 “스마트폰과 TV에 비해 생활가전 브랜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소비자가 찾아주는 브랜드 즉 집 안에서 쓰는 기기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을 찾는 것이 목표”라고 역설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LG전자와 달리 직접 렌털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렌털 업계 2위까지 올라선 상태다. 관련 매출액은 연간 1조원에 육박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기존 렌털사와 협업을 하는 전략을 취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 이 방침을 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세척 서비스 등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는 중”이라며 “(직접 렌털 사업 진출 여부는) 나중에 따로 밝히겠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crow@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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