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한 HBM 16단 샘플 공개
16단 HBM 전체 층에 하이브리드본딩 기술 적용
"12단, 16단 이상 적층에는 TC-NCF 방식이 유리"
HBM 로직 다이에 TSMC 이용 가능성도 검토
2024-04-03 노태민 기자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헤게모니를 되찾기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하이브리드 본딩’(HCB) 기술을 적용해 16단 HBM 샘플을 제조했고,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6세대 HBM부터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는 신기술이다.
김대우 삼성전자 상무는 3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한 학회 행사에서 “일주일 전에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한) 16단 (HBM) 제품을 만들었다”라며 “양산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제품의 경우) HBM3를 사용했지만, 향후 HBM4를 가지고 양산성을 개선하는 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제조한 16단 HBM 샘플은 전체 층에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적용됐다. 당초 얼라인(Align) 등 이슈로 1개 층 혹은 2개 층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전체 층에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해당 샘플 제조에는 세메스 장비가 사용됐다.
삼성전자는 또한, '2025년 HBM4 샘플링,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메모리 적층 기술로 하이브리드 본딩과 ‘열압착(TC)-비전도성접착필름(NCF)’ 방식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5세대 제품인 HBM3E까지는 TC-NCF 방식을 사용 중이다.
업계에서 HBM에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이유는 폼팩터와 열 방출 등 이슈 때문이다. 현재 TSV 간 연결에는 카파 필러 범프가 사용되는데, 향후 칩 두께 가공에 한계가 오는 시점에 카파 필러 범프가 필요 없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적용해 더 단수를 높이겠다는 컨셉이다. 또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적용을 통해 코어 다이 D램 두께를 더욱 두껍게 가져갈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다만, 지난 3월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에서 HBM4 제품의 규격을 775마이크로미터(μm)로 합의하면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적용 시점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상무는 이날 TC-NCF 방식에 대한 기술적 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8단 제품까지는 매스리플로우(MR)-몰디드언더필(MUF)가 생산성이 더 좋다”라며 “12단, 16단 넘어가게 되면 NCF 쓰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삼성은 NCF 두께를 줄여서 갭을 줄이는 방식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상무는 HBM4부터 고객의 커스터마이징 요구가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가 버퍼 다이라고 부르는 부분이 로직으로 바뀐다”며 “이 버퍼 다이가 삼성에서 만드는 로직 웨이퍼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고객들이 커스터마이즈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삼성의 코어 다이와) 다른 회사 디자인이나 다른 회사(TSMC) 웨이퍼를 가지고 조립하는 형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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