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정지' 한송네오텍 공개매각, 순탄치 않을 듯
최영묵 전 한송네오텍 대표, 여러 업체 방문해 지분 매입 타진
'BOE의 IT 8G OLED 인장기 수주 가능성' 부각하지만 불확실
'한송네오텍 지분 27% 보유' 최대주주 알파홀딩스도 거래정지
2024-04-05 이기종 기자
디스플레이 인장기가 주력인 한송네오텍이 국내 여러 업체를 상대로 지분 매입을 타진하고 나섰다. 현재 주권 거래가 정지된 한송네오텍의 최대주주가 기존 알파홀딩스에서 다른 제조사로 바뀌면 한송네오텍은 거래 재개를 기대할 수 있다. 한송네오텍의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주당 인수가액을 지난해 말 순자산가치 수준으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송네오텍 주력 사업 전망을 고려하면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송네오텍은 지난달 19일 공개매각 계획을 밝히며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 및 구주 일부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및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경영권 공개매각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영묵 전 한송네오텍 대표가 국내 여러 업체를 방문해, 한송네오텍 최대주주인 알파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한송네오텍 지분 매입을 타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한송네오텍의 최대주주, 그리고 특수관계인인 알파홀딩스(24.45%) 외 2인(알파에너웍스·알파피앤아이)의 한송네오텍 지분율 합계는 27.04%다. 알파홀딩스는 지난 2022년 8월 한송네오텍 최대주주가 됐다.
최영묵 전 한송네오텍 대표는 회사 최대주주가 알파홀딩스로 바뀌고 8개월 뒤인 지난해 4월 한송네오텍 대표에서 사임했다. 이때 한송네오텍은 기존 최영묵·고석주 각자대표 체제에서 고석주 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최영묵 전 대표는 14년 이상 한송네오텍에서 재직했고, 회사 인장기 사업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한송네오텍 주당 인수가액을 470원으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말 기준 주당 순자산가치(BPS)인 485원과 비슷하다. 업계에선 "주당 인수가액을 470원으로 가정하고, 잠재 매수자가 구주 매입에 50억원 내외를 투입하고 유상증자에 250억원 내외를 투자할 경우 한송네오텍 지분 50%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한송네오텍 인수에 3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삼일회계법인 등은, 한송네오텍이 BOE의 IT 제품용 8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 구축에 필요한 인장기를 수주할 가능성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인장기 시장에는 한송네오텍의 경쟁사가 있는 데다, 향후 또 다른 패널 업체의 IT용 8세대 OLED 투자 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한송네오텍이 300억원 수준에 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말 투자계획을 발표한 BOE 외에 LG디스플레이와 비전옥스 등도 IT용 8세대 OLED 투자에 나설 수 있지만 시기와 규모 등이 불확실하다. 현재 전세계 패널 업체 중 유일하게 IT용 8세대 OLED 투자를 집행 중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인장기는 힘스가 납품한다.
한송네오텍 입장에서 IT용 8세대 OLED 투자 외에 가시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은 LG디스플레이 등 패널 업체에 이미 납품한 기존 6세대 OLED 라인의 인장기 유지보수 작업이다. 전세계 6세대 OLED 생산능력은 아직 수요를 웃돌기 때문에 6세대 OLED는 추가 투자를 기대하긴 어렵다.
지난해 말 한송네오텍의 수주잔고는 31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112억원, 영업손실 123억원이다.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에 인장기를 납품하는 힘스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501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이다.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514억원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라는 고객사를 확보한 힘스도 지난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한송네오텍은 이달 9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고, 이후 실사와 인수제안서 접수 등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한송네오텍은 지난 2022년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받은 뒤 주권 거래가 정지됐다. 의견거절은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다. 지난 1월 한송네오텍은 2022년 감사보고서에 대해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고,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도 해소했다.
지난 1일 거래소는 "지난달 11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된 한송네오텍이 1일 개선계획서를 제출했고, 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송네오텍 최대주주인 알파홀딩스는 지난해 4월 사업보고서 미제출로 주권 거래가 정지됐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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