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넥슨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메이플스토리 N' 구조와 특징은?

30년 노하우를 담은 '메이플스토리 N' 리얼 월드 이코노믹 모델, 블록체인 생태계에 접목 제로에서 시작되는 게임 아이템 가격 NESO로 명명된 게임 내 통화...코인으로 발행될까

2024-04-09     김성진 기자
넥슨이 추진 중인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로젝트명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로 알려져 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된 여러 게임과 애플리케이션, NFT 아이템 그리고 캐릭터가 상호작용하는 가상의 세계를 지칭한다. '메이플스토리 N'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내의 게임 가운데 하나로, 현재 비공개로 개발되고 있다. 본격 블록체인 게임이라 할 수 있는 이 게임의 장르는 국내에서 익숙한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이다. '메이플스토리 N'에 대한 세부 내용과 진행 상황 등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업계에선 메이플스토리N이 넥슨이 추진하는 블록체인 사업의 사실상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국내 다수의 게임사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시작만 하고 몇 년 동안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는 것과 달리, 넥슨은 꾸준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MMORPG에 대한 노하우가 20년 이상 축적된 회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와 '메이플스토리 N'의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블록체인 게임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한다.  

◆ 기존과 같은 무한생성 아이템 구조? 
넥슨은 블록체인 기술을 가져오면서 실물 경제 개념과 게임의 구조를 결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게임의 진화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용자가 혼자 즐기는 싱글플레이 게임은 미리 정해진 설정 내에서 아이템을 획득하고 강해져 최종 보스와 대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누구도 아이템의 가격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MMORPG에서는 완전히 다르다. 이용자들은 다른 이용자들과 아이템, 보상 등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한다. '거래'를 통해 다른 이용자들과 교류하고 경제적으로 상호 작용을 한다. 아이템의 시장 가격은 △현재 판매 가능한 아이템 △유통량 증가 속도 △희귀성 등의 요소로 결정된다.

현재 다수의 MMORPG는 게임 내 아이템이 무한 생성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구조는 싱글플레이어 게임에서는 작동할 수 있지만 '시장(거래)'이 있는 멀티플레이어 게임에는 적합하지 않다. 게임 아이템이 무한히 생성되는 구조에서 이용자 자산의 가치를 유지하고 보상 경험(RX)을 높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이용자는 이러한 구조가 피곤하고 소모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용자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힘들게 획득한 아이템의 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하면 게임을 계속 하려는 의욕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이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국가의 사람들이 인플레이션되는 통화를 모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 것과 유사하다. 

◆ 주기적으로 배포되는 게임 아이템
이같은 기존 게임이 아이템 정책과 달리 '메이플스토리 N'은 △한정된 수량으로 아이템을 공급하고 △아이템의 수요에 따라 가격이 상승하는 등 2가지 요소를 도입했다. 아이템의 수량 예측은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 수량과 이용자 레벨에 따라 변동되는 아이템의 수량, 보편적인 아이템의 수량, 특수 직업만 장착하는 아이템의 수량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 아이템을 배포하는 방식은 주기적으로 필드와 보스 몬스터를 통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검은 마법사'와 같은 보스 몬스터는 누군가가 최초로 처치할 때까지 매주 아이템이 누적된다. 필드에서는 보스 몬스터에 비해 기간 분배 주기를 20분 간격으로 설정한다. 게임 내 존재하는 다양한 필드에 아이템들이 분배되어 쌓이고 이용자들은 이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이용자가 더 넓은 범위의 콘텐츠를 탐색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 학습과 적응을 위한 시스템도 도입
레벨 1부터 이용자를 경쟁에 몰아넣는 것은 격차를 시작부터 발생하게 돼 적절하지 않다. '메이플스토리 N'은 가장 기본 단계인 '로컬 아이템'으로 초보자 장비 아이템을 배포한다. 수량 제한이 없고 거래가 불가능하고 강화도 할 수 없다. 다음으로 '언체인 아이템(Unchained item)'이 있다. 로컬 아이템과 고급 NFT 아이템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이다. 해당 아이템은 수량이 통제되지만 넉넉하게 설정된 수량으로 경쟁이 심하지 않다. 장비의 능력치는 캐릭터의 레벨에 따라 일정 수준까지 성장도 가능하다. NFT 아이템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아이템이다. 이처럼 모든 아이템을 블록체인으로 NFT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점차 적응하여 목표의 단계에 이르도록 이용자들을 가이드한다.

◆ 수요 중심 가격-최초 가격은 0
'메이플스토리 N'에서는 상점이 없고 법정화폐 결제 시스템이 없다. 대신 이용자는 아이템을 강화하기 위해 게임 내 통화(NESO)를 사용하게 된다. 수요에 따라 가격이 발생하도록 구조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최초의 가격은 제로(0)이며 이용자들의 수요가 있으면 가격이 상승하고 없으면 가격이 즉시 하락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정보는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이용자들은 자신들의 자산으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아이템을 매매하고 플레이를 이어나갈지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게임의 재미를 상승시키고 장시간 플레이를 하도록 만드는 지속성으로 이어지게끔 한다는 게 메이플스토리N의 설계다. 

'메이플스토리 N'은 기존의 수많은 P2E 게임(블록체인 게임)들이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했던 인플레이션과 경제 구조 등을 장시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개발진들은 본질적으로 현실 경제 시장을 연구해 가상의 세계에서 아이템 가격을 어떻게 시작하고 형성시키며, 이것이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NFT로 이어지도록 하는 과정을 중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형성된 시세가 NFT 아이템, 혹은 코인으로 연결되어 확실한 소모처와 사용처로 다시 순환되는 연결구조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보인다. 넥슨의 이러한 시도가 실제 서비스로 이어져 성과를 나타낸다면 이후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harang@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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