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의 '위믹스' 딜레마, 해법은 없나?

경영권 이슈와 악재에 흔들...주가와 위믹스 시세 폭락 블록체인 게임 '나이트 크로우'의 구조가 되레 부정적 영향 최상위 거래소 상장이 해법?...단기 성과보다 '게임' 집중이 답

2024-04-12     김성진 기자
최근 위메이드 주가가 하락세를 거듭하고 블록체인 코인 위믹스의 시세도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등 부정적 징후들이 쌓이고 있다. 장현국 대표가 교체되고 위메이드 창업주 박관호 의장이 대표이사를 맡는 등 쇄신 방안을 밝혔으나 경영 뿐 아니라 위믹스 관련 정책에서도 좀처럼 갈피를 못잡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가 흔들리고 있다. 우선 경영체제부터 혼선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박관호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은 본인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하고 장현국 당시 대표를 부회장으로 물러나게 하는 등 갑작스러운 인사를 단행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장현국 전 대표를 지분보유 특별관계자에서 제외하는 등 경영과 회사에서 완전히 분리시켰다. 그러자 장현국 전 대표가 지니는 대외적 이미지가 워낙 컸던 탓에 주가와 위믹스 시세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급기야 이틀 만에 다시 특수관계인으로 등록하는 등 촌극을 연출했다. 이 와중에 주가는 지난달 20일 80500원에서 이달 12일 51900원까지 급락했다. 위믹스 코인은 4990원까지 올랐던 가치가 2606원까지 급격하게 떨어졌다. 관련 업계는 장현국 전 대표의 거취에 따라 주가와 코인 시세가 좌우되는 이유도 있겠으나, 위메이드의 경영 전략이 모호한 게 더 큰 이유라는 해석이 나온다.  위메이드가 예정하고 있는 향후 사업계획을 살펴보면 ▲'미르M'와 '미르4'의 중국 서비스 ▲위믹스 버전의 '나이트 크로우' 출시 ▲위믹스 약 4억개 소각 ▲개발사 매드엔진 인수 ▲'레전드 오브 이미르' 출시 ▲'미르5' 출시 등이다. 중국 시장에서 '미르' IP는 흥행성이 높고 '나이트 크로우' 블록체인 버전은 동시접속자 40만명을 기록하는 등 순항 중이다. '위믹스' 4억개 소각도 호재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여기에 '나이크 크로우'의 개발사 매드엔진을 인수하면 지급수수료를 약 1000억원 가량 아낄 수 있다. 또 차기작 '미르5'는 위메이드의 프랜차이즈 프로젝트이다. 이처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내용에도 위메이드의 주가와 위믹스 시세는 꾸준히 밑으로 내려가고 있다. 
'위믹스' 관련 정책에서 비롯된 딜레마는 블록체인 게임 '나이트 크로우'의 경제 구조에서 시작된다. 과거와 달리 위메이드는 결제 방법에서 게임 내 카드결제만 허용했다. 이에 따라 하루 매출이 약 10억원에 달하는 등 지표가 나쁘지 않으나 이 게임은 블록체인 버전이라는 점이 문제다. 블록체인 게임은 대부분 결제 수단에 자사가 발행한 코인을 사용하도록 한다. 그래야 코인의 사용처가 마련되고 수요가 발생돼 거래소에 공급된 코인의 시세가 상승할 동력이 생긴다.  하지만 '나이트 크로우' 블록체인 버전은 결제에서 코인 사용을 배재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게임 토큰을 추가 개발해 일명 '크로우'를 주요 통화로 이용하도록 만들고 '크로우' 물량을 조절해 간접 교환이 가능한 '위믹스'의 시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설정했다. 이같은 정책은 위메이드가 카드결제에 따른 현금을 확보하며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메꿔 나갈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위믹스를 견인하려고 개발한 블록체인 버전 '나이크 크로우'의 존재 의미가 퇴색해진다. 오히려 게임 내에서 활동하는 작업장들이 '크로우'를 수집해 거래소를 통한 위믹스 현금화 길만 활짝 연 꼴이 되고 말았다. 거듭된 적자를 기록한 위메이드 입장에선 현금 확보가 필요했을 것이나 게임을 통해 추가로 풀리는 '위믹스'의 시세 하락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위믹스 등 관련 코인을 결제 방법에 추가하고 위메이드가 시장에서 코인을 매도하며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있으나 단순하지 않다. 위메이드는 공시없이 보유 물량을 시장에서 대량 매도한 이력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큰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위메이드가 발표한 위믹스 4억개 소각은 호재로 생각할 수 있으나 속내를 보면 그렇지 못하다. 소각 행위는 현재 유통되는 물량을 줄여 시세가 상승하도록 하는 효과를 목표로 하는데,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위메이드와 재단이 보유하는 위믹스 수량을 합산하면 약 6억 6700만개이다. 보유 물량에서 4억개를 일시에 소각해도 약 2억 6700만개가 회사 측에 남는다.  위믹스 1개를 최저가인 2606원으로 계산하면 현금 가치가 대략 7000억원에 이른다. 소각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 애당초 위메이드와 재단이 보유한 물량이 너무 많았던 것은 아닌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게다가 준비되고 있는 여러 게임들의 중국 서비스 또한 낙관적 전망은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위메이드 뿐 아니라 한국 게임사는 중국 내 게임 서비스에서 국제 정치적 관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을 간신히 받아도 이는 중국 서비스를 위한 시작에 불과하며 실제 출시까지 거쳐야 할 관문 역시 적지 않다. 여기에 중국 당국은 게임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유지하고 있어 중국의 게임 시장은 위축돼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위메이드는 직면한 고민들을 해소할 방법으로 세계 톱3 거래소에 위믹스를 상장시키려고 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해외 유력 거래소들은 자국 법에 따라 국내보다 훨씬 엄격하고 까다로운 기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장 자체가 해당 코인에 대한 신뢰를 부여한다. 또 글로벌 지역에서 이용자들이 몰려 인지도 증가와 확산에 가장 효율적이고 좋은 방법이다. 거래량이 대폭 늘고 해외 사업 전개의 초석이 된다.  위메이드에서 위믹스플레이 플랫폼 온보딩 계약을 해외 개발사 위주로 날마다 발표하고 노드 카운슬 파트너로 해외 유력 업체들을 골라 체결하며, 물량을 7월 1일에 한꺼번에 소각하는 계획을 발표한 이유 역시 세계 최상위 거래소 상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게임과 블록체인을 두루 거친 한 전문가는 "위메이드에게 위믹스는 이미 핵심사업이므로 위믹스를 앞세워야 시장에서 손상된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사업 전개를 할 수 있다"며 "상위 거래소 상장은 꼭 필요한 전략"이라고 말하며 "이를 위해 위믹스를 전면에 배치해 적극적으로 사용처를 마련해야 했으나 나이트 크로우에서 배제하는 등 꼬이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덧붙여 "단기적인 실적과 성과에 매달리면 딜레마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걸려도 먼저 재미있는 게임으로 이용자와 투자자들을 이끌어야 게임사업이 안정되고 위믹스 수요를 긍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며 "그것이 오히려 거래소 상장의 지름길"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harang@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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