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어워즈 수상+1500만장 판매고...'발더스게이트3' 성공비결은?

유명 IP 강세 두드러져...개발 혁신과 높은 게임성이 특징 꽉찬 스토리와 연출에 '주목'...개발 트렌드는 이용자 의견에 집중

2024-04-15     김성진 기자
최근 영국 아카데미(BAFTA, 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 게임 어워즈에서 '발더스 게이트 3'는 최고의 게임, 이용자들이 뽑은 올해의 게임 등 총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슈퍼 마리오 원더'와 '젤다의 전설:왕국의 눈물', 그리고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가 각각 온라인게임 부문과 기술 부문, 게임 디자인 부문에서 수상하며 관심을 모았다. 특히 '발더스 게이트 3'는 더 게임 어워드, 게임 개발자 회의,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등 세계 5대 게임상에서 모두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됐다. 흥행 성적 또한 15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작품성이 전부가 아님을 증명했다. '발더스 게이트 3'는 벨기에에 본사를 둔 개발사 라리안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프로젝트다. 1,2편을 개발한 캐나다의 바이오웨어의 뒤를 이어 20년 만에 정식 시리즈가 나왔다. 1998년에 발매된 '발더스 게이트' 1편은 최초로 D&D(Dungeons & Dragons) 룰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판타지 세계관을 게임으로 이식한 '정통'을 추구한다. D&D 설정집은 1974년에 발간돼 세계 최초로 롤플레잉 장르에 대한 개념과 세계관을 정립한 것으로, 현재 판타지 영화에서 익숙한 전사와 마법사, 트롤, 고블린 등 여러 직업들과 몬스터 등 구체적인 컨셉트와 규칙 등이 마련됐다. 
'발더스 게이트'의 성공은 최근 국내외 게임 트렌드와 개발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이 게임은 실시간 전투가 아닌 턴제로 전투가 진행된다. 최신 모바일게임에서는 빠르고 짧은 플레이를 필수요소로 고려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완전히 정반대의 지향점이다. 개발사 라리안 스튜디오의 스벤 빈케 대표가 직접 밝힌 개발의 과정은 ▲액트1만 부분 출시 ▲이용자 피드백 바탕으로 액트2와 액트3을 출시 ▲이용자 피드백으로 전체적으로 개선 ▲액트1,2,3을 합쳐 패키지로 정식 출시 등의 순서다. 이러한 계획을 개발 초기에 세우고 실행했다. 여기에 최상의 퀄리티로 시네마틱 스토리를 게임 내에 포함시키는 원칙을 정했고 끝까지 양보하지 않았다. 과금은 부분유료화가 아닌 한번의 결제로 더 이상의 부담을 주지 않는 구매 방식이다. 요약하자면, '발더스 게이트'는 게임의 전체에서 일부분을 얼리 액세스 형태로 시장에 출시하고 이용자들에게 평가를 받은 후 이를 받아들여 게임에 적용한다. 이를 반복해 게임의 부분들을 이용자의 피드백으로 완성도를 높여 나간다. 그리고 이를 최종적으로 묶어 하나의 완성된 패키지로 정식 출시한다. 라리안 스튜디오는 이러한 과정을 2018년부터 2023년 정식 출시하기 전까지 근 4년 동안 진행했다. 부분으로 출시한 얼리 액세스 버전들은 무료가 아니므로 개발자금을 확보하고 동시에 홍보의 효과도 가져갔다. 비록 얼리 액세스에 불과하고 완성된 패키지가 아니지만 게임성에 대한 좋은 평가가 전세계 이용자들에게 입소문으로 꾸준히 퍼져나갔던 것이다.
이번 수상작 가운데 유명 IP 작픔으로 '슈퍼마리오 원더'와 '젤다의 전설:왕국의 눈물'이 있다. 이들 게임 역시 IP의 유명세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전작 후 약 10년 만에 발매된 '슈퍼마리오 원더'는 기존의 답습을 되풀이하지 않고 개혁에 가까울 정도로 게임성을 향상시켰다. 특히 온라인으로 즐기는 멀티플레이는 이용자들이 서로 방해되지 않도록 설정해 온라인 상에서의 플레이를 경쟁구도가 아닌 협력으로 승화했다. 이를 통해 싱글플레이 기반의 게임이 온라인에서 단순 랭킹 등 치열한 순위 다툼으로만 형성되는 일반적 한계를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또 '젤다의 전설:왕국의 눈물'은 드라마같은 스토리 전개와 풍성한 연출, 200시간이 넘는 방대한 플레이타임, 높은 자유도 등으로 인정받는다. IP에 의지하지 않는 개발에서의 고민과 노력이 세계 최고의 게임상을 수상하고 1000만장이 넘는 판매 흥행까지 올렸다.  국내 개발사의 한 개발자는 "국내 게임사들이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과 이용자 피드백으로 게임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은 최근 본격화 됐다"며 "이미 해외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이러한 개발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이제 그 결과가 드러나고 있는 시점이라 다소 늦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과정과 진통을 개발사에서 감당하고 지켜보는 자세 역시 필수"라며 "개발은 개발자에게 맡기고 한두 번의 실적과 성적으로 예단하지 않아야 결국 좋은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harang@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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