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소형 군집위성이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4일 오전 7시 8분경 뉴질랜드 마히야 발사장에서 초소형급 지구관측용 실용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1호'를 발사했다. 우주 궤도에 진입한 이후 양방향 교신과 함께 태양광 패널이 전개됐다. 최종 발사 성공이 확인된 셈이다.
이번 초소형 군집위성 프로젝트는 2020년부터 시작됐다. 오는 2027년까지 2133억원을 투자해 재난재해 등 국가 위기상황에서의 대응력 강화가 목적이다. 고도 500㎞에서 흑백 해상도 1m, 컬러 4m 수준으로 관측할 수 있는 전자광학카메라가 탑재됐다. 촬영 폭은 10㎞ 정도다.
또 다른 특징은 민간 우주 시대를 대비한 경량‧저전력‧저비용 개념의 설계다. 이를 위해 3년 임무 수명을 고려한 상용부품(COTS)이 사용됐다. 2027년 하반기부터 위성이 군집의 형태로 활용되면 한반도를 하루 3번 이상 관측할 수 있어 기존의 중대형 지구관측위성의 역량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내달 우주항공청 개청과 함께 민간우주 시대의 기대감도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번 초소형군집위성 1호를 개발한 세트렉아이 주가는 올해 들어 50% 이상 상승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위성시스템 수주잔고는 3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3% 늘었다. 통일부는 북한의 주요 동향에 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 역량을 높이기 위해 북한을 더 정확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고해상도 위성영상 입찰공고를 냈다. 최소 20대 이상의 위성을 운용 중이라는 조건이 붙었다. 군집위성이 적합한 솔루션 가운데 하나다.
지상과의 통신 인프라 통일도 진행 중이다.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위성과 휴대폰 사이의 통신 규칙을 승인했다. '우주에서의 추가적인 커버리지(SCS:Supplemental Coverage from Space)'라 부른다. 위성과 기존 무선 통신을 하나로 묶을 수 있게 됐다.
COTS는 중대형에서 고성능‧소형화라는 위성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있다. 소형 위성은 다양한 개발 기관과 시장으로 확대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페이스엑스의 스타링크다. 현재 위성만 5000여개에 달한다. 앞으로 4만2000여개의 위성 발사가 목표다.
다만 고성능‧소형화 인공위성을 위한 COTS라도 우주는 위성을 구성하는 반도체와 같은 전자부품에 굉장히 가혹한 환경이다. 우주 공간에는 양성자(陽性情, Proton), 중성자(弱酸性情, Neutron), 중이온(heavy ion) 등 수많은 방사(放射线) 입자가 존재한다. 외계 방사 입자는 반도체를 공격해 정상 작동을 방해한다. 고온과 저온은 물론 방사선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향후 초소형 위성의 대량 양산체계 공정 구축 등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화 생태계가 마련되면서 COTS 활용, 우주반도체 신뢰성 평가 등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COTS 시장 규모는 2021년 19억3000만달러에서(약 2조6500억원) 2032년 41억2000만달러로(약 5조6700억원)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