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15년 만에 900만명 돌파…웃지 못하는 이유는?

LTE 94.0%, 가입자 쏠림 지속…5G 가입자 3.3% 불과 알뜰폰 업계, “5G 도매대가 비싸…정부 개입 필요” 통신 업계, “알뜰폰, 정부 보호 없이 자생력 키워야”

2024-05-24     윤상호 기자
국내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 휴대폰 가입자가 900만명을 돌파했다. 외형 성장은 이어지고 있지만 지속 가능성은 의문이다. 대부분 가입자가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5세대(5G) 이도옹신 가입자 비중은 5%도 안된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3월 기준 휴대폰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916만6672명이다. 전월대비 2.1% 증가했다.  2023년 6월 800만명을 넘어선 후 9개월 만이다. 700만명에서 800만명으로 늘어나는데 걸린 시간과 같다. 3월 기준 전체 휴대폰 가입자는 5672만5901명이다. 전월대비 0.3% 확대했다. 전체 휴대폰 가입자 성장률에 비해 알뜰폰 성장률이 크다. 가입자 확장 순항에도 불구 알뜰폰 업계 분위기는 좋지 않다. LTE 쏠림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알뜰폰 통신 세대별 가입자는 ▲3세대(3G) 이동통신 24만9280명 ▲4G 861만5361명 ▲5G 30만2031명이다. 세대별 가입자 비중은 ▲3G 2.7% ▲4G 94.0% ▲5G 3.3%다. 1분기 기준 이동통신사(MNO) 5G 가입자 비중은 ▲SK텔레콤 70% ▲KT 74% ▲LG유플러스 66%다. 통신사는 5G 알뜰폰은 4G로 가입자가 고착화하고 있는 셈이다. 알뜰폰 업계는 이 이유를 도매대가에서 찾고 있다. 알뜰폰은 이동통신사로부터 네트워크(NW)를 빌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NW를 빌려주는 값을 도매대가라고 부른다. 정부는 지난 2022년까지 SK텔레콤을 도매제공 의무 업체로 지정했다. 정부가 도매대가 협상을 중재했다. 과기정통부는 2023년 이 제도를 유지하지 않기로 했다. 도매제공 의무를 상설화했다. 다만 협상은 올해까지만 정부가 대신하고 내년부터는 사업자별 협상으로 전환한다. 업계에 따르면 2023년 도매대가율은 ▲4G 47% ▲5G 60%다. 알뜰폰의 주장처럼 5G 원가가 4G보다 높다. 4G 도매대가율은 2017년부터 40%대를 기록했다. 5G 도매대가율은 2019년 70%로 출발 2020년부터 60%대를 유지 중이다. 알뜰폰 업계는 “정부가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유통법)’ 폐지와 제4이동통신사로 시선을 돌리는 사이에 알뜰폰을 통해 가계통신비를 낮추겠다는 기존 정책 방향성이 흔들리고 있다”라며 “개별협상을 하게 되면 협상력이 약한 중소사업자의 고충이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8일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협회장은 “도매제공을 상설화해도 도매대가를 개별협상하라고 하면 정책은 있으나 마나”라며 “알뜰폰 도매대가 산정을 사후규제가 아닌 사전규제를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통신사도 할 말은 있다. 4G는 감가상각이 사실상 끝난 NW다. 5G는 아니다. 가격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5G는 현재 통신 3사의 무선가입자 매출을 견인 중이다. 손해를 보면서까지 도매대가를 낮출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알뜰폰 옥석 가리기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자체 요금 설계 능력이 없는 등 경쟁력이 없는 알뜰폰은 구조조정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은 올해로 15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통신사 의존도와 대포폰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라며 “정부의 보호보다 알뜰폰 업계 자체의 ‘성장’에서 ‘성숙’으로 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crow@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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