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소재·부품 경쟁력이 성장동력 근간”
LG화학 기술연구원 찾아 현장 경영
R&D 현장에 잦아진 발걸음
2019-08-29 이수환 기자
구광모 LG 회장이 두 달 연속 연구·개발(R&D) 현장을 방문했다. 지난달 평택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에 이어 이번에는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맞았다. “도전적인 R&D 과제, 시장 트렌드 변화를 철저히 반영한 R&D 과제를 선정해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진정으로 고객 가치를 혁신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R&D에 있어서도 선별적 전략 실행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LG는 구 회장이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찾아 노기수 LG화학 CTO(사장),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사장) 등 임원들과 회의를 하고 소재·부품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R&D 프로세스 혁신과 중장기 R&D 전략 방향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권영수 LG 부회장과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대표(사장)도 참석했다.
구 회장 R&D 현장 방문은 지난 7월 11일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 방문 이후 두 달 연속이다. 이날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솔루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메탈로센 POE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차세대 소재·부품 R&D 과제별 책임자들에게 개발 현황과 전략 등을 상세히 설명 듣고 논의했다.
이날 구 회장이 살펴본 R&D 기술은 LG그룹이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핵심 사업과 관련됐다. ‘3세대 전기차(EV)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 가능한 배터리다. 전기차 시대를 본격적으로 앞당길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솔루블 OLED’ 차세대 OLED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핵심 기술이다. LG화학이 지난 4월 듀폰으로부터 기술과 연구, 생산설비 등의 유·무형자산 일체를 인수했다. ‘메탈로센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는 LG화학 등 전 세계 5개 화학사가 제조 기술을 갖고 있는 메탈로센계 촉매 기술 적용 플라스틱 합성수지다.
각 R&D 기술은 전방산업의 기초가 되는 핵심 요소다. 일본이 한국을 수출 심사 우대국(백색국가)에서 제외한 수출무역관리령을 예정대로 진행한 가운데, 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LG화학의 소재·부품 개별 현황을 점검하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구 회장이 둘러본 R&D 기술은 배터리, 디스플레이, 화학 등 일본이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진 분야다.
구 회장은 현장에서 “최근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육성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LG화학의 R&D 성과는 국내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전방산업의 공급망 안정화에도 직결되는 만큼 자긍심을 갖고 R&D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올해 들어 LG의 미래 준비를 가속화 하기 위한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월과 4월에는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개최된 R&D 석·박사 초청 행사인 ‘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해 우수 인재 확보에 공을 들였다. 4월 미국 방문시에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LG테크놀로지 벤처스를 찾아 운영 현황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인했다. ▲3월에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어워즈’에 참석해 뛰어난 고객 가치 혁신 성과를 창출한 팀을 시상하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