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TS "올 반도체 시장 16% 확대"... 예측치 3%P 상향
메모리 반도체는 전년 대비 76.8% 성장 예상
HBM 등, AI 수요 힘입어
2024-06-07 한주엽 전문기자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연산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특정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여파로 보인다. 특히 메모리는 전년 대비 70% 이상 급증해 세계 반도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4일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작년 대비 16% 증가한 6112억31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작년 연말 전망(13.1% 증가) 대비 상향 조정한 것이다.
WSTS가 예상치를 높여 잡은 이유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관련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I 연산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해당 제품에 따라 붙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문 증가에 힘입어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등 관련 업체 실적은 큰 폭 뛰어오르고 있는 추세다.
WSTS는 올해 로직 분야 매출이 전년 대비 10.7% 증가하고, 메모리 매출은 무려 76.8%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아날로그반도체(-2.7%), 디스크리트(-7.8%), 발광다이오드(LED) 같은 광전자(-1%), 센서류(-7.4%)는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인프라 투자 외 자동차나 일반 산업기기, 소비자 가전제품 분야는 올해까지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매출은 미국이 전년 대비 25.1% 성장하고, 한국과 중국 등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은 17.5%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은 미국 달러 기준으로 마이너스 성장(-1.1%)이지만, 엔화 기준으로는 4.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반도체 시장에 완전한 호황이 올 것으로 보인다. WSTS는 "내년은 올해보다 12.5% 증가한 6873억8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며 모든 반도체 제품군 매출이 올해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TS는 회원사와 판매 데이터를 공유하고 분석한 뒤 시장 전망을 발표한다. 현 시점에 WSTS 회원사로 등록된 반도체 제조업체는 48개에 달한다. 실 판매 데이터와 목표치에 근거를 두고 있는 만큼 전망의 신뢰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