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자발적 퇴직자 4년만에 2배 늘었다

2018년 처음으로 500명 넘어서

2019-09-03     이수환 기자
LG화학
LG화학의 자발적 퇴직자가 500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았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7월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업문화 개선과 함께 처우 복지 개선에 나서겠다고 언급한 가운데 자발적 퇴직자 수에 변화가 생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LG화학이 최근 발간한 ‘2018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자발적 퇴직자 수는 505명이었다. 처음으로 500명 이상을 기록했다. 2015년 245명의 2배가 넘었다. 2016년 300명을 나타낸 이후 매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성 자발적 퇴직자도 최초로 100명(110명)을 넘어섰다. 3년 동안 LG화학을 떠난 자발적 퇴직자는 모두 1258명이다. 이에 따라 자발적 퇴직률이 2015년 1.7%에서 2016년 2.0%, 2017년과 2018년에 2.7%를 나타냈다. 자발적 퇴직자는 전체 임직원 가운데 비자발적 이직이나 퇴사 등 징계, 해고, 정년퇴직에 해당하지 않는다. 스스로 회사를 떠난 인원을 말한다. 통상 전체 퇴직자(정년퇴직 포함)와 자발적 퇴직자의 비율 차이를 자연 감소로 파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LG화학은 2017년과 2018년 이 비율 차이가 각각 1.4%, 1.7%였다. 자발적 퇴직률이 자연 감소분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2018년 전체 퇴직자는 763명, 자발적 퇴직자가 505명이므로 일반 퇴직자는 258명이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6년 164명, 2017년 208명으로 매년 늘어났지만, 자발적 퇴직자의 증가세가 더 높았다고 봐야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LG화학의 자발적 퇴직자의 수가 늘어난 이유는 SK이노베이션의 채용 확대와 맞물려 있다. LG화학은 2년 동안 100명에 가까운 인력을 SK이노베이션이 빼갔다고 주장한다. SK이노베이션은 경력직으로의 이동은 당연히 처우 개선과 미래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한 이동 인력 당사자의 의지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신학철 부회장이 직원들의 실질적인 처우 개선을 언급하는 등 임직원 이탈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재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김종현 전자사업부문장(사장)이 연초 전지부문에 지급한 월 기본급의 최대 500% 성과급은 원래 주던 것이고 ‘이례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는 점,  김명환 사장(배터리연구소장) 또한 젊은 엔지니어들의 ‘열정’을 강조하는 등 낮은 처우와 경직된 기업문화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배터리 업계 고위 관계자는 “LG화학 경력직들은 면접을 볼 때 확보한 자료를 모두 공개하는 등 보안이 약하다”며 “소송 과정에서 많은 것이 밝혀지며 진흙탕 싸움에서는 가리고 싶은 부분이 드러나면서 쌍방이 다 피해를 입게 되어있다”고 우려를 내비쳤다.